김문수, 친윤 기용으로 갈등 봉합 시도…‘대리 사과’에 “모양새 연출” 비판도

입력 2025.05.12 17:57

수정 2025.05.12 19:54

조미덥 기자 문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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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친윤석열(친윤)계와 탄핵 반대(반탄) 진영 의원들을 대거 기용하며 후보 강제 교체 사태로 폭발한 당내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김 후보가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한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은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사과했다. 김 후보 자신은 반탄 진영에 머물면서 ‘대리 사과’로 국면을 돌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가 이날 발표한 중앙선대위 인선에는 그와 함께 반탄 목소리를 높였던 친윤계 의원들이 전진 배치됐다. 윤재옥 총괄본부장, 장동혁 상황실장, 박덕흠 조직총괄본부장, 임이자 직능총괄본부장, 강승규 홍보본부장, 김정재 미디어본부장, 이인선 여성본부장, 정점식 클린선거본부장 등이 임명됐다. 일부는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를 지지·추진했던 인사다. 전날 권성동 원내대표를 유임하고, 대표적인 ‘아스팔트 반탄’인 박대출 의원을 새로운 사무총장에 지명한 데 이어 친윤계를 폭넓게 기용하는 모습이다. 강명구 일정단장, 조지연 메시지단장, 이용 수행부단장 등 윤 전 대통령 측근들도 포함됐다.

당내 갈등은 일단 묻고 ‘원팀’으로 대선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당내 세력이 없기 때문에 대선을 치르는 데 당 주류인 친윤계 도움이 필요하다. 후보 교체 파동으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는 친윤계 입장에서도 김 후보로 최선의 성적을 내는 길 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일요일까지 어수선했지만 그 자체가 민주적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이었다”며 “이젠 김문수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서 (더불어)민주당과의 대선전을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대전현충원에서 해병대 채 상병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새 비대위원장 내정자로서 김 후보와 동행했지만 거듭 김 후보와 결이 다른 메시지를 냈다. 그는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후보는 기본 보수 지지층을 지키는 메시지를 내고, 개혁 성향의 김 위원장이 중도층 확장을 노리는 투트랙 전략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가 해야 할 사과를 김 위원장이 대신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후보는 자기 지지층을 의식해 반탄 진영에 그대로 서 있으면서 김 위원장을 내세워 당이 뭔가 바뀐 듯한 모양새만 연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힘 대선후보 김문수

다만 김 후보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간 불법계엄에는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사과 메시지를 낸 건 처음이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와 파면에 반대한 것을 두고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공동선대위원장들이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 후보는 당내에서도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에게 계엄·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경선 중 한 전 총리와 단일화 약속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대선이) 불법 계엄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한 대리전 밖에 안된다”고 밝혔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계엄·탄핵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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