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가 12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2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등 7명의 후보가 이날부터 6월2일까지 선거운동에 나선다. 헌정사상 두번째 치러지는 이번 조기 대선은 헌정질서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한 중대 전환점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대선 후보들과 정치권은 불법계엄과 내란 시도가 무너뜨린 민주공화국을 정상화하고 국민 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겠다는 다짐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의 내란과 실정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갖는다. 시민들의 힘으로 12·3 불법계엄은 막았지만 법원의 구속 취소로 석방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직접 메시지를 내며 대선에 개입하고 있고, 내란의 공동 책임자인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를 시도한 것에서 보듯 여전히 내란은 종식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헌법을 무시하고, 국민주권을 파괴한 내란 세력의 책임을 묻고 단죄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 역사적 책무 앞에 떳떳한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내란 수괴 윤석열과 절연해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반성 없이는 대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 김문수 후보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지만 불법계엄으로 민생이 도탄에 빠지게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책임 있는 후보가 ‘민생 대통령’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김 후보는 본격 선거운동에 앞서 윤석열을 출당시키고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죄부터 하는 것이 마땅하다.
민주당과 옛 야권도 내란 종식, 국가 정상화·사회 대개혁을 담보하는 정책비전 제시로 수권 능력을 평가받아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서울 광화문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내란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기득권과의 일전이자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국민과 나라를 구하는 선거”라고 했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대선을 만들겠다는 각오이지만, 그렇다면 윤석열 파면을 이끈 광장 시민들의 요구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공약으로 ‘어대명’ 대선을 뛰어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 사회적 약자 보호와 같은 ‘개혁 연합’ 의제들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권력기관 개혁,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 정치개혁 등 내란이 남긴 산적한 의제 못지않게 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 내수시장 회복도 중차대한 과제다. 내란·탄핵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주권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선이 되길 기대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시장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