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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향한 천년의 그늘

입력 2025.05.12 20:21

수정 2025.05.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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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옥당리 효자송

장흥 옥당리 효자송

전남 장흥군 옥당리 당동마을에는 ‘효자송(孝子松)’으로 불리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장흥 옥당리 효자송’이라는 이름의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는 큰 나무다.

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기에 해송(海松), 줄기가 검은빛이어서 흑송(黑松)이라고 불러왔으며, 우리말로는 ‘검은 소나무’ ‘검은솔’이라고 부르다가 ‘곰솔’로 바뀐 우리 소나무의 한 종류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이지만, 사람의 정성만 담기면 내륙에서도 자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내륙의 곰솔은 특별한 사연을 간직했기 십상이다.

150년쯤 전, 이 마을에는 효성이 지극한 세 청년, 장흥 위씨의 위윤조, 수원 백씨의 백기충, 영광 정씨의 정창주가 살았다. 세 청년은 한여름 뙤약볕 아래 밭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그늘을 지어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제가끔 한 그루씩의 나무를 심었다.

위윤조(1836~미상)는 곰솔을, 백기충은 감나무를, 정창주는 소태나무를 심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세 그루의 나무를 처음부터 ‘효자나무’라고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감나무와 소태나무는 스러지고, 위윤조의 곰솔만 남았다. 효를 상징하는 나무로 살뜰히 지켜온 장흥 옥당리 효자송은 이제 나무 높이 12m, 가슴 높이 줄기 둘레 4.1m의 큰 나무로 자랐다. 세 개의 굵은 나뭇가지가 펼쳐내는 넉넉한 그늘은 세상의 시름을 품을 듯 웅숭깊다.

그늘에 들어서야 할 어머니도, 어머니를 위해 나무를 심은 아들도 세상을 떠났지만, 나무는 그때 그 시절과 다름없이 화목한 가족을 이루는 바탕이 될 효의 상징으로 남았다.

효자송을 심은 위윤조의 아들 가운데에는 이 마을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위석규(1883~1913)가 있다. 그는 1905년 을사늑약 후 최익현의 의병대에 참가했고, 나중에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항일운동을 펼치다 안타깝게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병사했다.

나무에 담긴 효심이 마침내 그 나무를 바라보고 그 그늘에서 자란 아들의 충심으로 이어진 결과다. 한 그루의 큰 나무를 오래 지켜야 할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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