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남동부에 독립 국가 건설 목표…4만명 이상 숨져
“쿠르드족 말살 정책 무너뜨렸다” 창립자 외잘란 석방 요구
쿠르드족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40년간 정부와의 투쟁 끝에 무장 해제와 완전한 해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PKK는 12일(현지시간) 친쿠르드 매체인 피라트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PKK는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을 말살하는 정책을 무너뜨렸고, 쿠르드 문제를 민주적인 방식의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창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해산 과정 등을 이끌 수 있도록 튀르키예 의회와 정부 등이 도와야 한다고 했다. PKK의 결정은 시리아 내 다른 쿠르드 민병대 등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잘란이 1978년 창립한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해 1984년부터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약 4000만명인 쿠르드족은 튀르키예·시리아·이란·이라크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PKK가 무장 투쟁을 시작한 후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외잘란은 1999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튀르키예 특수부대에 체포된 후 이스탄불 남쪽 섬 교도소에 수용돼 있다.
지난 3월 PKK는 휴전을 선언하며 외잘란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2월 외잘란이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성명을 낸 것에 따른 결정이었다. 튀르키예 정부와 PKK는 지난해 10월부터 평화협상을 벌여왔다.
튀르키예 정부는 PKK의 무장 해제를 위해 조건 등을 양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으나, 2028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장기 집권을 노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물밑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PKK의 이번 결정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쿠르드족 거주지인 남동부 지역의 개발을 촉진할 기회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