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방법원 전경. 김창효 선임기자
어린이집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하던 40대 사진기사가 6세 여아의 볼에 뽀뽀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진기사 A씨(43)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11월 2일 전북 전주시 한 어린이집 강당에서 아동들의 졸업사진을 촬영하던 중 B양(6)이 웃지 않는다며 손으로 배 등을 만지고, 바닥에 앉아 있는 B양의 뒤에서 갑자기 양손으로 얼굴을 붙잡아 볼에 입을 맞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사건 직후 부모와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경찰 신고 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피해자 지원을 요청했다. 국선변호사는 경찰 조사에 동석해 B양의 진술을 지원하고 면담을 통해 어린 피해자의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조력했다.
A씨는 국민참여 재판을 신청했으나 피해자 측 변호인은 B양의 추가적인 정신적 피해를 우려해 국민참여 재판 배제를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일반 공판절차로 사건을 진행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신체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웃지 않는 B양을 달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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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해자가 ‘기분이 아주아주 나쁘고 불편했다, 경찰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표현한 진술, 어린이집 교사의 증언 등을 봤을 때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양을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원명안 변호사는 “나이가 어린 아동에 대해 신체접촉이라 하더라도 피해 아동이 객관적으로 성적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라면 가해자의 성적 만족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추행의 고의성이 성립함을 확인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