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로 기업 선정 10t 이내 생초 공급
성분 추출해 각종 향장품으로 생산

제주의 해안에 쌓인 괭생이모자반. 박미라 기자
제주 바다를 뒤덮어 선박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경관을 해쳤던 골칫덩이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가 수거돼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제주도는 이달부터 연료운반선을 이용해 해상에서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를 수거해 제주지역 바이오기업에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도는 업체당 최대 10t 이내의 원료를 지원키로 하고, 이날부터 참여 기업 공모에 나섰다. 기업은 원료에서 성분을 추출해 샴푸바, 비누 등 향장품을 생산한다. 제품 개발과 생산은 오는 12월까지 이뤄진다.
이번에 원료로 활용되는 것은 해상에서 직접 건져낸 생초다. 도 관계자는 “해변에 퇴적된 것은 부패가 시작해 향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는 각종 연구를 통해 이들 해조류에서 유용한 생리 활성 성분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항산화와 보습력에 탁월한 후코이단과 폴리페놀 등을 함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멍갈파래는 항염증, 항산화 효과와 피부톤 개선에 뛰어난 울반과 폴리페놀류가 다량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폐기물이었던 생초를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해양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는 현재 수거해 건조한 뒤 농지개량용으로 농가에 보급하거나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 처리되고 있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사업은 기존에 해양폐기물로 취급되던 괭생이모자반 등을 고부가가치 산업자원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해양 순환경제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중장비로 해안에 쌓인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괭생이모자반은 동중국해 연안에서 자라 공해상을 부유하다 결국 해류를 타고 제주 연안으로 유입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유입 시기가 빨라 1월부터 일부 연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큰 덩어리를 이루며 부유하는 모자반이 선박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키는 안전사고가 적잖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해변에 쌓이면 악취와 벌레를 발생시킨다.
구멍갈파래는 부영양화와 용천수 등의 영향으로 성산과 조천 등지 해안에서 주로 발생한다. 수온이 높은 6~10월 급속히 증식한다. 갈파래 역시 많은 양이 한꺼번에 해안에 쌓이면 악취와 벌레를 발생시키고 미관을 해친다.
- 지역 많이 본 기사
제주도는 2021년 9756t, 2022년 412t, 2023년 201t, 2024년 921t, 올해 이달까지 321t의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해 처리했다.
구멍갈파래는 2021년 5106t, 2022년 5409t, 2023년 3585t, 2024년 9873t, 올해 912t이 수거돼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