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간담이 서늘, 머리가 쭈뼛···여성의 현실에서 튀어나온 유채색 공포, ‘앙스트’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공포를 소재로 하는 장편 소설 시리즈가 나왔다.

김 편집자는 "아직까지는 공포에 노출되기 쉬운 대상이 여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복합적으로 해석해 내는데 여성작가가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해 여성 작가를 필진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채로운 '유채색의 공포'를 보여준다는 데 시리즈의 목표가 있다"며 "직접적인 공포는 박문영, 조예은 등 장르물을 주로 해온 이들이, 사회적인 공포는 박민정을 포함해 김인숙, 김혜진 등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손보미 작가는 <사라진 숲의 아이들>같은 미스터리 공포를 시도해 왔기 때문에 형식적인 공포의 맛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간담이 서늘, 머리가 쭈뼛···여성의 현실에서 튀어나온 유채색 공포, ‘앙스트’

교보문고 출판 브랜드 ‘북다’ 장편 소설 시리즈

지난 2일 박민정 작가 ‘호수와 암실’ 출간

여성의 시선에서 본 ‘사회적 공포’ 소재로 다뤄

여성작가로 이뤄진 공포 시리즈 ‘앙스트’에 참여하는 작가 박민정, 김인숙, 박문영, 손보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북다 제공

여성작가로 이뤄진 공포 시리즈 ‘앙스트’에 참여하는 작가 박민정, 김인숙, 박문영, 손보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북다 제공

공포를 소재로 하는 장편 소설 시리즈가 나왔다. 교보문고 출판 브랜드 북다의 ‘Angst(앙스트)’다. 시리즈의 참여 작가는 박민정, 김인숙, 박문영, 손보미 등 모두 여성이다. 장르물로서 공포의 재미에 더해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적 공포’를 다루겠다는 뜻을 담은 필진 구성이다.

북다는 지난 2일 시리즈의 첫 책 박민정 작가의 <호수와 암실>을 출간했다. 어린이 모델 시절 자신을 희롱했던 사람을 죽게 한 연화, 미성년자임에도 사진작가의 강요로 나체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화보 촬영을 해야 했던 재이, 성매매 알선 죄로 소년원에 간 로사 등 과거부터 이어지는 어두운 기억으로 인해 현재도 혐오와 공포의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여성에 대한 미디어 업계의 가학적인 대우를 소재로 한 작품은 현실의 사회 모습과도 맞닿은 면이 있다.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하는 디지털 성범죄는 현시대 여성에게 실재하는 사회적 공포다. 박 작가는 지난 9일 통화에서 “단편에서도 (여성에 대한 성범죄 등에 대한) 관심을 담은 이야기를 끊이지 않고 했었다”고 말했다. 2018년 젊은작가상에 선정된 박 작가의 ‘세실, 주희’도 불법 촬영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다.

‘Angst’는 독일어로 두려움과 불안을 뜻한다. 시리즈의 이름을 앙스트로 한 것은 공포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반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 작가도 공포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공포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때, 솜털이 쭈뼛 서는 섬찟함이라는 직관적인 공포의 감정과 인간관계나 커리어 등 흔히 현실 공포라고 하는 사회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 두가지를 떠올렸다”며 “두 가지가 작품에서 하나로 합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리즈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은 북다 편집자는 “공포라는 장르가 현대인들의 특징인 무감각하고 폐쇄적인 정서를 환기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 공포는 일상이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기이한지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호수와 암실>은 우리가 얼마나 비정상성의 세계 속에 놓여 있는지를 환기시키는 작품”이라고 했다.

여성이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함을 소재로 한 작품은 과거에도 있었다. 강화길, 손보미, 임솔아, 지혜, 천희란, 최영건, 최진영, 허희정 작가가 참여한 앤솔로지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2020)는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성착취물 범죄인 ‘n번방 사건’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느낀 불안을 다룬 작품을 묶은 소설집이었다.

이번 시리즈도 박민정에 이어 김인숙, 손보미, 박문영, 김혜진, 조예은, 강지영, 전혜진 등 출간이 예정돼 있는 작가는 모두 여성이다. 김 편집자는 “아직까지는 공포에 노출되기 쉬운 대상이 여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복합적으로 해석해 내는데 여성작가가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해 여성 작가를 필진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채로운 ‘유채색의 공포’를 보여준다는 데 시리즈의 목표가 있다”며 “직접적인 공포는 박문영, 조예은 등 장르물을 주로 해온 이들이, 사회적인 공포는 박민정을 포함해 김인숙, 김혜진 등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손보미 작가는 <사라진 숲의 아이들>같은 미스터리 공포를 시도해 왔기 때문에 형식적인 공포의 맛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앙스트 시리즈의 첫 책 박민정 작가의 <호수와 암실>

앙스트 시리즈의 첫 책 박민정 작가의 <호수와 암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