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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준석·김문수 ‘홍준표심’ 쟁탈전 각축···하와이 간 홍준표 “내 역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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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를 얻으려는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홍 전 시장 지지층 상당수가 반이재명 의식이 있기 때문에 80%는 우리한테 올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실망이 많았을 거라 김문수 후보 쪽으로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홍 전 시장 합류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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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준석·김문수 ‘홍준표심’ 쟁탈전 각축···하와이 간 홍준표 “내 역할 없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탈락한 뒤 퇴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탈락한 뒤 퇴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를 얻으려는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 전 시장이 자신들을 도울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홍 전 시장 지지세가 높은 2030 청년층 표심을 흡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13일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홍 전 시장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았다. 홍 전 시장 지지 모임인 ‘홍준표와 함께한 사람들’(홍사모) 회장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신영길 홍사모 회장은 “대한민국이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 대전환의 길목에서 대한민국을 선진 대국으로 이끌 정치인은 이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규제 혁신·첨단기술 투자 확대·좌우 통합정부 등 홍 전 시장 정책 공약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잘 다녀오시라. 돌아오면 막걸리 한 잔 나누자”라며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제게는 홍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홍 전 시장의 미국행을 배웅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 전 시장에 구애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간헐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있다”며 “홍 전 시장이 며칠간은 휴식기를 가지실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그 이후에 정치적 연락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 전 시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소통을 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이 후보 측은 조만간 홍 전 시장에게 연락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개혁신당은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에 강한 비판을 쏟아내며 탈당한 만큼 자신들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홍 전 시장에게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면 홍 전 시장 지지자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 지지층에 스윙보터인 2030 청년층이 많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와 홍 전 시장은 삶이나 정치 이력에서 닮은 점이 많고, 다른 차원에서지만 홍 전 시장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호되게 당한 사람 아니냐”며 “홍 전 시장이 우리에게 비우호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니가 이재명에게 한 짓보다 열 배나 더 혹독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홍 전 시장 지지층 상당수가 반이재명 의식이 있기 때문에 80%는 우리한테 올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실망이 많았을 거라 김문수 후보 쪽으로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홍 전 시장 합류를 바라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9일 홍 전 시장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가 홍 전 시장이 부인하면서 발표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홍 전 시장을 향해 “당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는 이해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응어리를 풀 때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때”라며 “하와이에서 망중한을 즐기실 때가 아니다”고 남겼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인이 미국에 가셔서 아예 선거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하시는데 더 요청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홍 전 시장 쪽 현역 의원들은 당연히 김 후보를 돕고 있고 실무진들도 캠프에 많이 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선대위에 홍 전 시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대식 의원, 이성배 전 캠프 대변인 등을 추가로 인선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기자에게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은 없다”며 “대선 끝나면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미국 하와이로 떠나는 길에 이준석 후보 배웅을 받으며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봐라”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선전을 기대한다”며 “정당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말종들은 모두 사라져라”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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