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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90일 관세 휴전’…세계질서 새판 짜기 더 치열해질 듯

트럼프 1기, 17개월 걸려 타결…이번엔 더 길어질 수도

중국은 전기차·반도체…미국은 희토류 문제 가장 중요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을 선언하며 파국을 피한 미국과 중국은 세계질서 새판짜기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이 12일(현지시간) ‘제네바 미·중 경제 무역 회의에 관한 공동성명’에 따라 지난 4월2일 이후 부과한 각종 관세·비관세 조치를 철회하면서 양국 간 무역은 정상 궤도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광둥·선전 일대 공장주들이 지난달 창고에 쌓아둔 재고를 선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절벽 사태를 90일간 유예한 미·중은 몇주 안에 마약류 펜타닐 문제를 필두로 후속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향후 90일간 협상에서 중국에는 전기차 관세, 대중국 반도체 규제, 인공지능(AI) 관련 관세 부과 문제가 중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입장에서는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포드자동차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희토류 부족 사태에 대해 경고했으며 지난 제네바 협상에서도 희토류 문제를 다루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전날 공동성명 발표 직후 범부처 합동기구를 통해 자국의 희토류 불법수출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희토류 수출통제를 곧바로 해제하지 않고 후속 협상 기간 지렛대로 사용할 뜻을 시사한 것이다.

2018~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전쟁은 최종 협상 타결까지 17개월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통상의 무역전쟁과 달리 미국은 단순 시장 개방이 아니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계질서를 새로 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공동성명 발표 후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전면적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략적 분리”라고 말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두고 “다투면서 갈라지는 것보다 천천히, 꾸준히, 멋지게 갈라지는 것이 낫다”고 표현했다. 90일 이후 기존 세계화 복원이 아닌 다른 세계 구상이 본격적으로 찾아온다는 진단이다.

중국에서는 미국이 국유기업 보조금, 지식재산권 등을 문제 삼아 중국의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수술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한다.

쑹훙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은 국유기업 운영방식을 비롯해 체제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지난 12일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확대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확대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신시대 중국 국가 안보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제네바 협상에도 ‘시진핑의 치안책사’로 불리는 왕샤오훙 공안부장 겸 마약방지위원장이 참여했다. 관세 협상을 중요한 안보 문제로 인식하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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