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사상 첫 ‘대기록’

“드디어 터졌다” 프로야구 SSG 최정이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전에서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 좌월 홈런을 치고 있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최초 통산 500홈런 위업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NC 선발 라일리 상대 ‘투런’
SSG 홈 ‘인천구장 왼쪽 담장’
전형적인 ‘최정존’으로 넘겨
뒤늦게 시즌 합류 10경기 5개
주요 기록마다 ‘최연소’ 장식
최정(38·SSG)이 KBO리그 역대 최초 통산 500홈런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데뷔 20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전 6회 2사 1루 세번째 타석에서 2점 홈런을 때렸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중 단 2피안타로 호투하던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한복판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110m를 날아가 랜더스필드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499홈런을 기록하고 있던 최정은 이로써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00홈런을 친 타자로 기록됐다.
최정은 2005년 SK(SSG 전신)에서 데뷔했다. 프로 첫해 1홈런에 그쳤지만 이듬해 12홈런으로 시작해 지난해 37홈런까지 19년 동안 단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소년 장사’로 불리던 프로 초년생이 30대 후반의 베테랑이 되도록 스윙은 무뎌지지 않았다. 오히려 30대로 접어든 이후 진정한 홈런 타자로 각성했다. 29세가 되던 2016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40홈런을 때렸다. 30세가 된 이듬해에는 46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꾸준함은 최정의 가장 큰 미덕이다. 40홈런을 친 시즌은 두 번뿐이지만 20홈런 이상을 친 시즌이 13차례였다. 꾸준함으로 차곡차곡 홈런 기록을 쌓아 올렸다. 2011년 100호, 2016년 200호, 2018년 300호를 채웠고 2021년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지난해 4월24일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시절 기록(467홈런)을 뛰어넘어 KBO 최고 홈런 타자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까지 495홈런을 친 최정은 올 시즌 개막 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늦게 출발했지만 지난 2일 복귀전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렸다. 이후로도 계속 때렸다. 복귀 10경기째인 이날 시즌 5호포로 홈런 500개를 꽉 채웠다.
최정은 인천 홈에서 가장 많은 270홈런을 터뜨렸다. 잠실에서 35홈런, 대전에서 34홈런을 쳤다. 상대 구단별로는 한화를 상대로 가장 많은 71홈런을 기록했다. 우완 상대로 323홈런을 쳤고, 타구 방향으로는 왼쪽 담장을 넘긴 홈런이 309개로 가장 많았다. 이날 500호 홈런 역시 전형적인 최정의 홈런이었다. 우완을 상대로 인천 홈에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 역사적인 홈런 타구를 최정의 오랜 팬 조상현씨(31)가 잡았다. 조씨는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야구장을 찾은 게 아니다”라며 즉시 구단에 공을 기증했다. 조씨는 “최정 선수가 600, 700홈런까지 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정은 지난해 KBO 최다 홈런 기록을 넘겼을 때도, 이번 시즌 500홈런을 눈앞에 뒀을 때도 “통산 기록은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여러 번 말했다. 올해가 4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첫해, 아직도 야구 할 날이 많이 남았다. 500홈런도 최정에게는 하나의 통과점일 수 있다.
최정의 역사적인 500호 홈런은 팀의 역전승으로 더 빛났다. 최정의 한 방으로 SSG는 동점을 만들었다. 침묵하던 타선도 최정의 홈런 이후 깨어났다. SSG는 7회 1실점했지만 8회말 최정의 내야안타를 포함해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4득점했다. SSG는 6-3으로 NC를 꺾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