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서성일 선임기자
높아진 서울 집값을 장벽으로 느끼는 30대 주택 수요자들이 인천을 실거주·투자 대안으로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이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부동산 소유권 취득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30대 내국인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취득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 등) 건수(명의인수 기준)는 전년 동월보다 약 3.1% 감소한 1만4715건이었다.
전체 수도권에서 거래량이 줄었지만, 서울·인천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인천에서 30대 취득 건수는 지난해 4월 1587건에서 지난달 3080건으로 1년 만에 94.1% 증가했다. 수도권 전체 시군구 중에서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도 인천 서구로 915건이었다. 인천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인 미추홀구는 지난해 174건에서 올해 854건으로 391% 증가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2단계 분양, 루원시티 개발,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고 저렴한 분양가와 가격이 30대 유입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도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인천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서울의 30대 취득 건수는 4493건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지역은 동대문구(586건)였다. 이문동·답십리동 일대 신규 입주 물량 증가, GTX-C 개통 기대, 동북권 개발사업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경기도는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일부 핵심 지역은 여전히 30대의 선택을 받았다. 수서~동탄 구간 개통으로 거래가 활발해진 화성시(1061건)가 가장 많았고, 안양시 동안구(703건)는 서울 접근성이 높은 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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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인천과 동탄 경기 일부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는 30대 주택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10억원이었다. 경기도는 4억8000만원, 인천은 3억5833만원으로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연구원은 “너무 높아진 서울 집값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규제 강화로 대출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30대 실수요층의 주택 구매 행태는 점차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