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성동훈 기자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 2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주택 거래가 급증했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4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5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월(1조6000억원)에 비해 3조2000억원이나 늘었으며 지난해 9월(+5조6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배경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주택 거래 증가를 꼽았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 3300건에서 2월 6200건, 3월 930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2~3월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통계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전세자금 대출 포함)은 913조9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235조3000억원으로, 3개월간의 감소세를 멈추고 전월보다 1조원 늘었다.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사라진 영향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같은 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4월 말 기준 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5조3000억원 늘었다. 3월 증가폭(7000억원)의 7배를 웃도는 규모다. 은행권뿐 아니라 2금융권도 5000억원 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3월에 비해 4월 가계대출이 다소 큰 폭으로 늘었지만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관리 가능 범위 내”라면서도 “금리인하 기대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14조4000억원 증가하며 3월(-2조1000억원) 이후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4월 기준으로는 2020년 4월 이후 5년 만에 최대 증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