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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내부서도 “가자지구 기아 위기”···유엔 “폭격 아닌 굶주림으로 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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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개월 이상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 내부에서도 가자 주민들이 몇 주 안에 광범위한 기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휴전 1단계가 협상 성과 없이 끝나 전쟁이 재개된 지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해 가자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가자지구 식량 위기를 부인해왔지만, 가자지구 식량 위기가 심각해지자 군 내부 일각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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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내부서도 “가자지구 기아 위기”···유엔 “폭격 아닌 굶주림으로 죽을 것”

자선 단체들이 12일(현지시간)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알 마와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식사를 나눠주고 있다. UPI연합뉴스

자선 단체들이 12일(현지시간)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알 마와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식사를 나눠주고 있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개월 이상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한 가운데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가자 주민들이 몇 주 안에 광범위한 기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기근 위기가 없다고 부정해왔지만, 유엔의 기아 감시 시스템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가지지구 주민 5분의 1이 재앙 수준의 심각한 기아를 겪는 등 가자 인구 210만명 전체가 기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 3명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 일부 장교들이 가자지구 굶주림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가지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감시하는 이스라엘군 장교들은 최근 지휘관들에게 봉쇄가 신속히 해제되지 않으면 가지지구 여러 지역에서 일일 최소 영양 필요량을 섭취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교들은 인도적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아 예방을 위한 물자 공급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가동돼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군 지도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구호품 반입을 재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휴전 1단계가 2단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종료돼 전쟁이 재개된 지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해 가자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가자지구 식량 위기를 부인해왔지만, 이제 군 내부 일각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가자지구의 한 식량 배급 센터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2일(현지시간)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가자지구의 한 식량 배급 센터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2일(현지시간)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2일 IPC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기근 직전의 상태로 전체 인구의 절반인 어린이가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가자지구 주민 47만명(전체 인구 22%)이 ‘5단계-재앙’으로 분류되고 있다. 100만명 이상(54%)은 비상 단계, 나머지 10만명(24%)은 위기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PC는 식량 위기 심각성을 ‘정상-경고-위기-비상-재앙·기근’ 등 5단계로 분류한다.

5단계인 ‘재앙’은 5가구 중 최소 1가구가 심각한 식량 부족을 겪고 기아에 직면해 빈곤,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 및 사망에 이르는 상황으로 정의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7만1000명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로 인해 긴급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IPC는 밝혔다.

이런 상황에 대해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립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폭격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식량 부족으로 죽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인도적 지원의 무기화”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합동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품을 배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반대하고 있다. 이 계획이 기존의 국제 구호 채널을 소외시키고 무력화시킨다는 이유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 인도주의 구호재단’(GHF)이라는 신생 법인을 설립해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배포 센터 4곳을 만들고 인구 60% 미만인 약 120만명이 쓸 수 있는 식량과 물, 위생키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유엔은 현재 400개에 달하는 배급 지점을 대폭 축소할 경우 민간인들이 이스라엘군 경계선을 넘나들어야 해 구금·심문 위험이 커지며 노약자나 어린이가 보급품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실제 점령하는 ‘기드온의 전차’ 계획을 내세운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인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하기 위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유럽병원 지하에 마련된 하마스 지휘 통제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16명이 숨지고 70명 넘게 다쳤다고 발표했지만 신와르가 사상자에 포함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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