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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잉 저래잉

[임의진의 시골편지]그래잉 저래잉

담 넝쿨 하얀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학교 댕겨올 아이들도 없는데 종일 골목에서 피어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러고 보니 다른 학교가 있긴 해. 노인대학이라던다. 이런 우스개 얘길 들었지. 노인대학에서 ‘영어회화 기초반’에 입학한 할배가 집에 돌아와 할멈을 콕 찌르며 저녁 인사 “우리 할멈~ 꾹 이쁘닝.” 그러니까 할매가 “먼 주책이요잉. 쭈글탱이가 머가 이쁘다고 놀리요잉잉~” 등짝 스매싱. 아침에 할배가 일어나서 “국 모닝~” 아침 인사. 할매 왈 “국이 머냐고라? 된장국이재 머여. 생일도 아닌디 미역국 끓이까잉?”

닝인지 잉인지~ 이쪽 동네에선 잉잉 잉 자로 끝나는 말은? ‘웰다잉’. 죽는 그날까지 뭔 말을 해도 따라붙는 그래잉 저래잉, 잉하고 잉잉. 밥 묵었냐잉, 묵었다잉. 밭 갈았냐잉, 갈았다잉. 말끝마다 달리는 잉은 신분이나 연세가 높다고 생각되는 양반에겐 사용하지 않아. 격식 언어가 아니고 생활 언어랄까. ‘만만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매일 입에 달고 사는 ‘잉’. “아따 그라지 말그라잉.” “싸게싸게(빨리빨리) 댕겨오그라잉.” “머할라고 가꼬 오셨소잉. 댁에서 자시재만 말이여잉.” 오이 하나라도 생기면 잉으로 감사의 정을 나눈다. 말싸움도 “머시라고잉? 으짠다고잉?” 하면서 턱을 쭉 빼며 잉을 붙이면 싱겁게 불이 꺼져버린다. “왜 미사일을 쏘고 그란당가잉” 하면 미사일 쏘는 쪽이 잉~ 하고 돌리던 엔진을 멈추게 된다.

강단 있는 사나운 말들이 넘쳐난다. 세게 말하고 콕 집어서 말하고, 말본새가 야물딱져서 말을 섞기가 도무지 싫어. ‘용건만 간단히’ 말하는 건조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일터를 다닌다. 회사가, 그래서 나라가 잘되겠냐잉. ‘잉’으로 비벼야 하는데, 때론 ‘앙’하고 깨물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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