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 한국부동산원 제공
지난달 서울 집값 상승 폭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전국 집값도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다만 서울 강남권은 일주일 전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4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폭이 지난 3월(0.52%)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대폭 줄었다. 이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0.8%에서 0.33%으로 축소됐다. 지난 3월24일 서울 강남 3구·용산구의 모든 아파트 단지가 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급증하던 이 지역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토허구역에서 제외된 성동구(0.59%)였다. 서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수도권 상승 폭도 0.15%에서 0.07%로 축소했다.
지난달 전국 매매 가격도 0.02% 떨어지며 한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5대 광역시는 전월과 같은 하락 폭(-0.19%)을 유지했다. 다만 세종시는 대선 영향으로 전달 0.32% 하락세를 보였으나 4월 들어 0.25% 상승으로 급반등했다.
다만 주간 단위로 보면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 폭은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이날 5월 둘째주(5월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이 전주(0.08%) 대비 0.1% 상승해 15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특히 강남권 등에서 재건축 기대감을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매는 서울·수도권에서 재건축 호재 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고 있으나, 그 외 단지는 관망심리 확대로 거래가 드물고, 지방도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매물 적체 등이 관측되며, 전국 하락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세도 주춤했다. 지난달 주택종합 전세가격을 보면, 서울(0.17%→0.09%)은 상승 폭이 줄었고 전국(0.03%→0.00%)은 보합 전환했다. 월세가격은 전국(0.09%→0.05%), 서울(0.17%→0.10%) 모두 상승 폭이 축소했다. 부동산원은 “전·월세는 학군지, 신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유지되고 있으나, 노후화 단지에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4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서도 시장의 짙어진 관망세가 엿보였다.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5로 전월보다 15.6포인트 떨어졌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전국 기준으로도 3월 114.3에서 지난달 108.7로 하락해 보합 국면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