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션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에서 에단 헌트 역의 톰 크루즈가 경비행기에 매달려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톰 크루즈의 마지막 에단 헌트일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최종장’에서 크루즈는 다음이 없을 것처럼 질주한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매달리고, 북극의 심해를 누빈다. 60대가 된 노장은 지치기는커녕 노련하고 집요하다. 이번에도 그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맨몸으로 가지 못할 곳은 없다는 듯 극한에 도전한다.
올해로 30년째를 맞은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8번째 영화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MI8>·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오는 17일 개봉한다. 전편(데드 레코닝)에 이어 지각을 가진 인공지능(AI) ‘엔티티’가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소속 특수요원 헌트의 주적이다. 인류 말살을 목표로 한 엔티티는 핵 보유국의 서버를 장악해 동시다발적 핵 전쟁을 유도하려 한다. 엔티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고군분투가 2시간49분 동안 펼쳐진다.
헌트 역의 크루즈는 스턴트 액션을 직접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MI8>의 압권은 경비행기 추격전에서 벌어지는 고공액션이다. 크루즈는 2438m 상공에서 추락할 듯 회전하는 비행기에 매달리고, 급기야 비행기 날개 위를 걷는다. 액션에서 CG(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지 않기에, 영화 속 헌트는 초인 같은 요원이되 초능력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어둡고 깊은 북극 바다에서 펼쳐지는 수중 액션도 거대한 스크린에 어울리는 압도감을 준다.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수중 촬영 현장 비하인드 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액션의 원초성만큼 아날로그에 대한 긍정이 엿보인다. 엔티티는 인터넷망에 연결되지 않은 것에 침투할 수 없다. 비디오테이프(VHS)와 USB, 구형 기계 등이 주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이유다. 엔티티가 인터넷을 장악하며 가짜뉴스로 인해 진실이 위협받고 있다는 설정도 온라인 세상의 유해성을 강조한다.
1996년 1편 개봉 이후 30년간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표로 군림해 온 시리즈의 대단원인 듯한 뉘앙스가 <MI8> 전반에 녹아 있다. 시리즈를 망라하고, 대표적인 과거 액션 시퀀스들이 회상 장면으로 삽입된다. 1편부터 전편에 출연한 루터 역의 빙 라메스와 3편부터 합류한 벤지 역의 사이먼 페그가 이번에도 함께한다. 영화는 “음지에서 살고 음지에서 죽는,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소중한 사람을 잃어 온” 요원 헌트에 대한 헌사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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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부제가 7편에 이어 ‘데드레코닝 파트2’로 예정됐으나, ‘파이널(마지막) 레코닝’으로 변경됐기에 8편이 미션 임파서블의 마지막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크루즈는 지난 8일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 “30년의 정점을 찍는 작품”이라면서도 마지막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리즈 최초로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MI8>은 축제의 둘째날인 14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됐다. AP에 따르면, 상영이 끝난 후 극장에는 기립 박수가 5분간 이어졌다. “어릴 때에는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30년 동안 이 시리즈로 여러분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크루즈가 이날 관객들에게 전했다. 169분. 15세 이상 관람가

(왼쪽부터) 안젤라 바셋, 톰 크루즈,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사이먼 페그 등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둘째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시사에 앞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