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사람과 사람 융합하는 접착제 ‘배려’](https://img.khan.co.kr/news/2025/05/15/l_2025051601000410600042321.jpg)
사람을 융합하라
한의상 지음
경향신문 | 344쪽 | 2만1000원
어떠한 것에 다른 어떠한 것을 더한다는 의미의 단어에는 ‘추가’ ‘중복’ ‘복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융합’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바이오기업을 운영하는 저자는 “합쳐져서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가치, 더 바람직한 가치, 더 소중한 가치를 만들어 낼 때” 융합이라는 단어 말고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만 남았다> <사람이 무기다> <사람은 신이다> 등 ‘사람 경영’ 시리즈를 펴내온 저자는 이번 <사람을 융합하라>에선 가난한 용접공으로 시작해 기업 오너가 되는 과정에서 그가 화두로 삼은 융합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융합의 힘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는 철판에 철판 조각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작업을 통해 만들어질 거대한 군함을 떠올린 뒤, 그 군함이 우리 영해를 지키는 모습을 생각했다고 한다. “단순히 접합이나 부착이 아니라 융합이 되려면 두 가지 이상의 것이 더해져 만들어 낼 새로운 가치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게 그러한 용접의 소재는 사람이었다.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이들에게 배움을 청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이 ‘융합’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은 “‘생각을 나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상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헤아려 보는 ‘배려’”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섬세한 배려를 통해 상대의 굳게 닫힌 마음이 열리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술적인 융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책에선 서로 다른 색의 물감을 섞어 완전히 새로운 색상을 만들어 내고, 물감을 겹쳐 칠해 전혀 다른 느낌들을 표현하는 미술가들이야말로 진정한 융합의 사례라고 설명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융합이 발휘될 때 생기는 놀라운 결과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