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완주 의지…김 후보 ‘우경화’에 명분·실리 없다 판단
지지율 합해도 이재명 못 넘어…손잡아도 성공 가능성 낮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않고 6·3 대선을 완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 후보가 우경화 노선을 타면서 명분과 실리를 고려했을 때 이 후보가 완주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합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넘지 못하는 등 성공한 단일화를 위한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준석 후보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15일에도 “계엄 사태에 책임 있는 정당이 정치공학적 요구를 한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무새(단일화+앵무새)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페이스북에선 아예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준석 후보 측은 완주가 이득이라고 본다. 김 후보가 우경화 노선을 걷는 동안 중도보수 표심을 파고들면 10% 이상 득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10%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 절반을,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을 국가에서 보전받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는 김 후보와 단일화할 명분이 없으며,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이번 대선 완주로 입지를 다지고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실리적으로 낫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단일화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공한 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둘의 지지율 합이 선두를 이기는 것이 꼽힌다. 하지만 최근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합은 이재명 후보를 넘지 못하고 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성인 1002명에게 3자 구도에서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가 51%, 김 후보 31%, 이준석 후보가 8%였다.
또 사퇴한 후보의 지지세를 단일화한 후보로 옮겨올 수 있어야 하고, 사퇴한 후보에게 적절한 보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 후보로 단일화를 해도 이준석 후보에게 줄 보상은 뚜렷하지 않다. 이준석 후보에게 국무총리직을 줄 수 있다는 말이 국민의힘에서 나오지만 그것도 대선에서 이겼을 때 가능하다. 대선에서 졌을 때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석열계가 당권을 이준석 후보에게 줄 리 없고, 준다고 말해도 이준석 후보가 신뢰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후보로 단일화해도 이준석 후보 지지층이 온전히 모이지 않을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 후보로 단일화했을 때 이준석 후보 지지층 가운데 55%는 김 후보로 이동했지만 30%는 이재명 후보로 이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