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강남역 살인사건’ 9주기···죽은 듯 누운 여성들 “여성폭력, 정치가 책임져라”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을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9주기를 맞았다.

여성폭력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죽은 듯 누워있는 '다이 인' 퍼포먼스도 벌였다.

검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5분간 비가 내리는 강남역 인도에 누워 여성폭력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강남역 살인사건’ 9주기···죽은 듯 누운 여성들 “여성폭력, 정치가 책임져라”

강남역 앞에서 ‘여성살해 사건 9주기 추모행동’

“대선 앞, 성평등 지워져···후보들 적극 나서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욱 기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욱 기자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을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9주기를 맞았다. 9주기인 지난 17일 사건 현장이었던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여성폭력 문제가 지워지고 있다”며 여성폭력 문제를 정치권이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서울여성회 등 95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이날 추모행동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약 150여명의 참가자들이 참석했다. 시작에 앞서 연대공연에 나선 ‘캄캄밴드’가 ‘다시 만난 세계’를 연주하자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은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다시 만난 세계’ 연주에 맞춰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흔들고 있다. 김태욱 기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다시 만난 세계’ 연주에 맞춰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흔들고 있다. 김태욱 기자

참가자들은 9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여성폭력이 반복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강남역 같은 추모 공간이 9년간 너무 많이 늘어났다”며 “인하대, 신당역, 신림동 등산로, 강서구 주차장, 부산, 경남 진주에서 여성들이 죽고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여성폭력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죽은 듯 누워있는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도 벌였다. 검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5분간 비가 내리는 강남역 인도에 누워 여성폭력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지만 주말 강남을 찾은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9주기 추모행동’ 참가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참가자들은 여성폭력이 반복되는데도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치가 책임져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발언에 나선 강나연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운영위원은 “시민의 힘으로 대선을 만들었지만, 거대 정당들은 여성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는데 여성폭력을 해결하겠다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정은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성평등위원장도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성폭력 위협에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곳곳에서 여성들이 감당하고 있는 이 구조적인 폭력을 언제까지 방치할 거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성평등 의제는 정치권에서 철저히 지워졌다”며 대선 후보들이 성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추모행동을 마무리하며 성명서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 눕고, 여성폭력을 책임질 대통령에게 투표할 사람들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