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이재명은 권력 쥐기 위해,
김문수는 권한을 나누기 위해 개헌 제안”
나경원 “푸틴식 장기 집권 개헌에 안 속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은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연임제 개헌 공약에 대해 “장기 집권 플랜”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예를 들어 6·3 대선에서 이 후보가 당선돼 21대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22대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내세우고 이 후보가 23·24대 대통령을 다시 노리는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대 8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하는 4년 중임제를 공약했는데, 개헌 시 재임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김 후보는 한 번의 집권으로 마치게 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개헌 공약에 대해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축을 다시 짜고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개헌을 말하며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임기 단축을 함께 주장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연임제를 꺼냈다”며 “매번 선거에 맞춰 던지는 정치적 카드처럼 보인다. 개헌을 얘기할 때마다 맥락이 달라지니 그 진정성을 국민이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를 김 후보와 비교하며 “누군가는 권력을 쥐기 위해 개헌을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권한을 나누기 위해 개헌 제안한다”며 “한 사람은 말을 바꿔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얘기를 꺼내고 다른 사람은 말보다 먼저 권한과 임기를 내려놓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단지 제도 설계의 차이가 아니다. 정치를 대하는 태도, 권력에 대한 인식, 국민에 대한 진정성에서 나오는 본질의 차이”라고 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의 푸틴식 장기 집권 개헌에 국민은 속지 않는다”며 “지난번에는 중임제를 얘기하더니 (이 후보가) 슬쩍 끼워 넣은 연임 두 글자에 푸틴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중임은 단 한 번의 재선 기회만 허용하며 8년을 못 넘기지만 연임은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는 혹세무민의 단어”라며 “푸틴이 바로 이 연임 규정으로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했다.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도 “왜 중임을 연임으로 바꿔 표현하는지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속뜻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만 국민이 정확한 판단을 하고 그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좀 더 확실한 얘기를 해주기를 정중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헌 당시 재임하고 있는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언제든 재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이재명 맞춤형 꼼수 장기 집권 플랜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