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라일리·데이비슨 등
외국인 투수 ‘역대급 활약’
리그 총 WAR 44.5% 차지
역수출 늘며 위상 높아져

프로야구 한화 투수 코디 폰세(왼쪽 사진)는 지난 17일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18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한화)이 2010년 세운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17개) 기록을 15년 만에 갈아치웠다. 8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했다.
18일에는 NC 라일리 톰슨(오른쪽)이 울산 키움전 선발로 나와 8이닝 노히트노런 피칭을 했다. 9회 들어 키움 선두 타자에게 경기 첫 안타를 내줬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이틀 연속 노히트노런 일보 직전까지 갔다.
2025시즌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매우 뜨겁다. 19일까지 평균자책 2점대 이하만 8명이다. 폰세와 터커 데이비슨(롯데)은 시즌 일정을 30% 가까이 소화한 현재까지 1점대 평균자책을 유지하고 있다.
리그 전체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다. 이날까지 리그 전체 투수가 쌓아 올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스탯티즈 기준) 총합은 73.41이다. 그중 외국인 투수 기록이 32.67로 44.5%를 차지한다. 리그 전체 투수들의 승리 기여분 중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 투수들 몫이었다는 의미다.
역대 시즌을 통틀어 외국인 투수들이 리그 전체 WAR에서 40% 이상을 차지한 것은 2018년(40.06%)과 2024년(40.05%)뿐이다. 올해는 키움이 예년과 달리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치러왔다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번 시즌 투고타저의 진원지도 결국 외국인 투수들이다. 위력적인 공으로 무장한 외국인 투수들이 리그 전반 투고타저를 견인 중이다. 각 구단 외국인 투수들의 평균자책은 지난해 3.99에서 3.21까지 내려갔다. 국내 투수들은 지난해 5.19, 올해 4.53이다.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재진출하는 ‘역수출’ 사례가 늘면서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이 올라갔다. 과거 아시아 진출 1순위는 일본이었지만 최근 한국이 더 낫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은 팀 내 외국인끼리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국은 1·2선발 자리를 사실상 보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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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끗 차로 MLB에서 밀려난 투수들이 한국에서 새 무기를 개발해 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는 2023년 KBO리그 NC에서 스위퍼를 실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삼성에서 활약한 코너 시볼드(탬파베이)는 새 활로를 찾기 위해 팔 각도를 낮췄고, KBO 무대에서 그 효과를 체감한 뒤 미국으로 복귀했고 최근 빅리그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 속에 구단별 명암도 극명하다. 1~3위를 달리는 LG, 롯데, 한화 모두 압도적인 외국인 에이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폰세(1.48), 데이비슨(1.96)이 1, 2위고 LG 요니 치리노스(2.20)가 팀 동료 임찬규(1.99)에 이은 4위다. 반면 입단 당시 큰 관심을 모았던 두산 콜 어빈은 평균자책 4.13으로 기대만 못하다. 두산은 리그 9위로 처져 있다. 개막 후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치러온 키움은 꼴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