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지역의 아파트 단지.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2주째 일제히 상승 폭을 키웠다.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재지정 이후 주춤했으나 ‘똘똘한 한채’ 선호와 재건축 기대감 등으로 오름세가 확연히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5월 셋째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와 비교해 0.13% 올랐다. 상승 폭도 전주(0.10%)보다 0.03%포인트 커졌다.
강남3구와 용산구까지 토래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 4개구는 모두 2주 연속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커졌다. 4개구의 5월 첫째주~셋째주 아파트가 변동률을 보면 서초구(0.19%→0.23%→0.32%), 송파구(0.12%→0.22%→0.30%), 강남구(0.15%→0.19%→0.26%), 용산구(0.14%→0.15%→0.16%)로, 토허제 확대 후 좁아지던 상승 폭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이들 4개구 아파트 거래량은 토허구역 지정 후 확실히 줄었지만, 성사된 매매 거래는 직전 최고가를 훌쩍 넘겼다. 예컨대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는 지난달 30일 9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의 직전 거래보다 무려 7억5000만원이 올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강남구 전체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이 이같은 ‘신고가 거래’로 나타났다. 용산구도 아파트 전체 거래의 46.2%가 신고가였다. 서초구(33.3%), 송파구(27.9%)도 전체 거래의 3분의1 안팎이 역대 최고가 거래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경제 성장 전망이 암울한 상황에서 예전 같으면 꼬마빌딩이나 상가, 지방의 토지 등에 두루 투자하던 사람들이 ‘남은 것은 강남 아파트 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투자 여력이 있는 이들 돈이 전부 ‘강남 아파트’로 빨려 들어가는 양상이 고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주에 이어 보합(0.00)% 양상을 지속했다. 서울은 노원·도봉·강북구만 아파트값이 전주 수준을 유지(변동률 0.00%)했고 나머지 전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올랐다. 토허구역 이외 양천구(0.22%), 성동구(0.21%) 강동구(0.19%). 영등포·마포구(0.16%) 등도 오름폭이 컸다.
지방은 0.04% 내렸지만 세종시는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국회 이전 기대감 등으로 이번주도 0.3%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5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전세가 변동률. 한국부동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