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배우 박혁권씨,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제주를 찾아 “6월3일 대통령 선거는 지난해 12월3일 시작된 세 번째 제주 4·3을 청산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12일 앞두고 심판론을 부각하며 막판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동문로터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확실하게 진압하고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엄정하게 국민이 살아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제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제주 4·3사건을 소환하며 당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광주 5·18 학살, 12·3 불법계엄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구 야당 인사 살해 계획을 언급하며 “실제로 그랬을 집단 아닌가. 여러분 덕분에 막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선 영구적으로 공소시효를 배제해 그 행위자가 살아있는 한 반드시 형사처벌 받게 하겠다”며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저한테 주시면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되는 순간 즉각적으로 거부 안 하고 사인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반인권적 국가 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특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제주도에 지역구를 둔 김한규·위성곤·문대림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대표정책인 ‘바람(햇빛)연금’ 구상도 내놨다. 이 후보는 “제주도는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으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친환경 에너지로만 살아가는 새로운 도시 섬이 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워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무식하게 태양광 산업을 수사한다고 다 망가뜨려놨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연설 도중 시장의 불공정 사례로 주가 조작을 거론했을 때 몇몇 시민이 ‘김건희’라고 외치자 “그러니 바로 김건희가 떠올라요?”라며 웃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이 주가 조작에 연루돼 있다는데, 힘 세면 처벌이 안 되네’ 이렇게 시장에 대한 불신(을 주고) 시장이 불공정하면 누가 그 시장의 주식을 사겠나”라며 “돈 번 것 이상으로 벌금도 내야 하고, 그 이상으로 감옥도 확실하게 오랫동안 가야 한다고 하면 무서워서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 말미에는 통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쪽 편을 대표해 대통령이 되지만, 대통령이 된 순간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됐다고 ‘빨간색 다 모여, 파란색 다 죽이자’ 이건 정치가 아니다. 점령이고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이 후보 주변에 방탄 유리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송 문제로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출신의 강금실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원 유세에 나섰으며, 배우 박혁권씨는 현장에 참석해 “밥줄이 끊겨도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