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김대남 소동, 통합선대위 영입도 최소한의 기준 있어야

입력 2025.05.22 18:47

수정 2025.05.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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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경남 양산워터파크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연단에 오르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대남 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행정관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얘기가 나온 지 하루 만인 22일 이를 철회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돌연 선대위를 나가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영입 혼선”이라고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재직 시 ‘김건희 라인’으로 불렸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면서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지난주 민주당을 찾아와 윤석열을 비판하며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고, 선대위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으로 합류키로 했다고 한다. 그 후 민주당에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그는 합류 결정을 철회한 뒤 돌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렇게 조변석개한 김 전 행정관이 왜 민주당 선대위에 들어가려 했고 민주당은 왜 받아들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후보는 김 전 행정관 영입 과정에 대해 “통합의 가치를 훼손하는 경솔한 조치”라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문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선대위 영입 잡음은 처음도 아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정책총괄본부장이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도 민주당 영입이 추진되다 “친일은 당연하다” 등 과거 발언이 문제되며 캠프 합류가 무산됐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을 통합하는 게 제일 큰 임무”라고 강조한다. 차기 정부는 윤석열의 내란으로 흔들린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우리 사회의 극단적 분열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 점에서 대통령의 통합적 리더십은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후보가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을 영입해 ‘통합형 선대위’로 꾸린 것도 통합 의지로 평가할 만하다.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고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선대위 영입에도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내란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강화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사전 검증 없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선대위에 받아들이는 것은 통합의 정신을 훼손할 뿐이다. 이 후보가 중도·보수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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