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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본 만큼 알기도 한다.

책상 앞이 아닌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이 책은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인 사이토 고헤이가 일본 곳곳의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기록한 르포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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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가 누빈 ‘체험 삶의 현장’

[책과 삶] 일본 학자가 누빈 ‘체험 삶의 현장’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사이토 고헤이 지음 | 조승미 옮김
오월의봄 | 236쪽 | 1만7000원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본 만큼 알기도 한다. 책상 앞이 아닌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현장을 가보니 예단과 달라 당황스러운 일도 부지기수다. 모든 사안에 당사자성을 지닐 순 없기에,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여기저기 기웃대며 간접 경험이라도 해보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

이 책은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인 사이토 고헤이가 일본 곳곳의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기록한 르포 에세이다. 저자가 마이니치신문에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연재한 ‘사이토 고헤이의 분기점 일본’을 엮은 책으로, 기존에 생략했던 부분 등을 보완해 펴냈다.

저자는 우버이츠 배달을 하고, 백화점을 찾아 ‘남성용 풀 메이크업’을 받기도 하며, 사슴 사냥에 동행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 직업 체험이 아니다. 직접 겪어보며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고찰한다. 그는 닌텐도 스위치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을 하면서 영국의 사회주의자 로버트 오언이 설립한 ‘뉴 하모니’를 떠올리고, 배양육을 구경하면서 그 생산 기술을 대기업이 독점했을 때의 문제점을 고민한다.

이 책의 매력은 ‘우쭐대지 않음’이다. 저자는 자신이 당사자가 아닌 데서 오는 한계를 인정한다. 하루 이틀 겪어놓고 다 아는 척 떠드는 것도 경계한다. 제3자인 그가 현장의 목소리를 왜곡하거나 잘못 해석해 의도치 않은 상처를 입힐 가능성도 인정한다. 다만 그가 보고 들으며 갖게 된 문제의식을 공유할 뿐이다. 저자는 “내 안에 갇히지 않고 타자를 만나는 것이 ‘상상력 결핍증’을 고치는 방법”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귀뚜라미 파스타를 먹을 때 무의식중에 그 맛을 상상하게 되고, 곤충식이 대중화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마르크스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의 생생한 체험기는 그 자체로 ‘읽는 맛’이 있다. 책을 덮는 순간 그와 함께 넘어지고, 싸우고, 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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