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표기 방식·서식 유사”
포고령·최상목 받은 문건도

검찰이 12·3 불법계엄 선포문과 포고령 등 계엄 관련 문건을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사진)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의 ‘비선 기획자’란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2월 작성한 ‘비상계엄 관련 문건들과 노상원 작성 문건들의 유사성 검토’라는 수사보고서에서 “계엄 관련 문건들에는 날짜와 시점 표기 방식 등의 특이점이 공통으로 확인되고 이러한 공통점은 노상원이 작성한 문건들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관련 문건들을 노상원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이 작성해 보관 중인 문서와 계엄 선포문, 포고령 1호, 최상목 전 부총리에게 전달된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문건 등을 비교했더니 제목, 목차 등의 표시 방식이 같았다는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문서에서 단락을 구분할 때 ■, ▲, o, ― 등의 기호를 순서대로 사용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직후 국방부 인사기획관에게 전달한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도 같은 방식으로 작성됐다. 노 전 사령관은 ‘o’ 기호를 넣을 때 한글 프로그램의 라틴어 기호를 활용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 전 부총리에게 전달한 비상입법기구 문건에도 같은 기호가 사용됐다.
김 전 장관은 계엄 관련 문건을 자신이 직접 컴퓨터로 작성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믿기 어렵다고 본다. 김철진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은 검찰에서 “김 전 장관이 집무실에서 워드 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문 등을 보고하던 시점에 노 전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공관을 방문한 점도 의심을 키운다. 김 전 장관은 검찰에서 “2024년 12월1일 오전 윤 대통령에게 관사에서 직접 작성한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보고했고, 수정·보완해 12월2일 저녁 최종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도 같은 시간 공관에 머문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