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심 해킹 사태로 SKT 전국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업무 중단을 시작한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효진 기자
유심 해킹 사태로 알뜰폰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SK텔레콤이 선을 그었다. 예약 신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유심 교체는 이달 중 절반 가량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3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뿐 아니라 통신 3사를 취급하고 있고,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해당 사업자 안에서 다른 통신사 망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알뜰폰 업체의 고객 이탈 피해는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 사태로 고객 이탈과 함께 민원 폭증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부 보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SK텔링크 가입자가 지난달 26일부터 최근까지 4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알뜰폰 이용자에 대한 무료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뜰폰 업체의 경우 통신 3사의 망 가운데 여러 개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아닌 다른 통신사 망으로 갈아타더라도 업체에는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 이후 SK텔레콤 망에서 다른 알뜰폰 또는 아예 KT나 LG유플러스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들여 확보한 가입자를 다른 곳으로 빼앗기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사 망으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기존 사업자 안에 머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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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텔레콤은 22일로 유심 해킹 사태 한 달을 맞았다. 그 사이 SK텔레콤을 이탈해 타 이동통신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약 40만명에 달한다. SK텔레콤 측은 “빠른 시간 안에 고객 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유심 교체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까지 유심 1000만장 확보가 예정돼 있으며 구성원들의 자발적 현장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까지 누적 354만명이 유심을 교체했고 남은 예약자는 539만명에 이른다. 현재 일일 유심 교체량은 30만장 정도다. 유심 교체율은 이달 말까지 50%를 넘길 것으로 SK텔레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