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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 가족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교권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등교하지 않거나 일탈을 반복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지속적인 항의와 민원에 시달렸다.

A씨의 배우자는 "학생이 'A 교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한 뒤, 학생 가족은 남편에게 '아동 학대'에 준하는 표현을 쓰며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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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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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사 유족 “무단결석 학생 지도하다 민원 시달려…끝까지 책임 다하려 했지만”

입력 2025.05.23 15:23

수정 2025.05.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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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교사 빈소에 놓인 조화들. 연합뉴스

숨진 교사 빈소에 놓인 조화들. 연합뉴스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 가족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교권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시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40대 교사 A씨는 지난 22일 0시 46분쯤 교내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배우자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수색에 나선 경찰이 학교 안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교무실에 남겨진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등교하지 않거나 일탈을 반복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지속적인 항의와 민원에 시달렸다. A씨의 배우자는 “학생이 ‘A 교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한 뒤, 학생 가족은 남편에게 ‘아동 학대’에 준하는 표현을 쓰며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했다”고 밝혔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통화 기록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루 10차례 가까이 걸려 온 전화가 확인됐다. 해당 학부모는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언어폭력’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A씨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생활지도를 이어갔다. 유족은 “남편은 학생에게 결석 사유를 증명할 진단서를 요청했고, 무단결석 처리도 하지 않으려 했다”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지난 19일 학교 측에 병가를 요청했으나, 학생 가족이 학교를 찾아오겠다고 해 이를 미뤘다. 하지만 해당 가족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A씨는 끝내 병가도 내지 못한 채 숨졌다. 배우자는 “학생 가족이 여러 차례 학교 방문을 예고하고도 오지 않았다”며 “남편은 끝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심지어 A씨는 학부모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사과하지 말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는 말뿐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A씨는 ‘학교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 측에도 이런 상황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은 A씨는 평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교사였다고 유족은 전했다. 유족은 “어린 자녀들이 감당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다”며 “고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교육청과 경찰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23일 도교육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고 있다. 분향소는 주말까지 운영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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