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한국영화 최초 학생영화 부문 1등
허가영 감독의 단편영화 <첫여름>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학생영화 부문 1등의 영예를 안았다. 칸영화제가 영화학교 학생·수료생 등의 중단편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시네파운데이션(라 시네프·La Cinef)’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1등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여름 포스터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1등상에 허 감독의 <첫여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의 허 감독은 KAFA 41기 졸업 작품으로 출품한 <첫여름>을 연출했다. 배우 허진(76)이 노년 여성 ‘영순’ 역을 맡아 주연한 영화 <첫여름>은 손녀의 결혼식이 아닌, 남자 친구 학수의 49재에 가고 싶은 영순의 이야기를 그린 30분짜리 단편영화다. 올해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유일하게 초청된 한국 작품이다.

첫 여름 스틸컷
그동안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거둔 성적은 윤대원 감독의 <매미>(2021)와 황혜인 감독의 <홀>(2023)이 2등상을 받은 것이 최고였다.
허 감독의 <첫여름>이 올해 이 부문에서 1등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영화는 그나마 칸에서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한국 장편 영화는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을 막론하고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 없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받은 허 감독의 <첫여름>,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 단 두 작품만 칸영화제에 이름을 올렸다.
칸영화제는 허 감독에게 1만5000 유로(약 23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작 <첫여름>은 다음달 6일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영화관 ‘팡테온 시네마’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 정환보 기자 botox@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