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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사진 “남아공 백인 학살”이라며 내민 트럼프···촬영기자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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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집단학살의 증거라며 제시한 사진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카탄티는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민주콩고에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남아공에서 백인이 집단 학살을 당한다고 설득하려 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남아공 백인 학살'의 증거로 제시한 영상과 관련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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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사진 “남아공 백인 학살”이라며 내민 트럼프···촬영기자 “충격적”

입력 2025.05.23 17: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정상회담 도중 ‘백인 농부 살해’에 관한 기사 사본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정상회담 도중 ‘백인 농부 살해’에 관한 기사 사본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백인 집단학살의 증거라며 제시한 사진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사진과 함께 인쇄된 기사를 보여주며 “묻히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 사진이 지난 2월 민주콩고 동부 도시 고마에서 투치족 반군 M23의 공격 이후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희생자 시신이 담긴 시체 운반용 가방을 들어 올리는 장면으로 자사 기자가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보여준 블로그 게시물은 미국의 보수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 싱커에 실린 것으로, 남아공과 콩고의 인종적 갈등을 다룬 기사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백인 농부 집단 학살’ 관련 기사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백인 농부 집단 학살’ 관련 기사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아메리칸 싱커의 편집장이자 이 기사를 작성한 안드레아 위드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지를 잘못 식별했다”고 답했다.

영상을 촬영한 로이터 촬영기자 자파르 알카탄티는 “그날 기자들이 현장에 들어가기가 정말 어려웠다. 촬영 허가를 받기 위해 M23과 직접 협상하고 국제적십자위원회와 조율해야 했다”며 “로이터만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카탄티는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민주콩고에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남아공에서 백인이 집단 학살을 당한다고 설득하려 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남아공 백인 학살’의 증거로 제시한 영상과 관련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영상 속의 한 장소를 지목하며 ‘백인 농부 1000명이 매장된 곳’이라고 했는데, 확인 결과 2020년 9월 남아공 뉴캐슬 인근에서 열린 백인 농부 부부 피살 추모 행진 장면이었다는 것이다.

남아공 현지 언론은 이번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마치 기습 공격하듯 준비된 동영상을 틀고 기사 뭉치를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매복’이라고 묘사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이 침착함을 유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이 미국 실무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양국 정상은 양국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위한 투자를 늘리며 기술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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