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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부르는 전직 대통령의 웃음과 위안을 주는 축구선수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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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는 모습입니다.

아침 신문에서 이런 사진을 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박수를 치고 활짝 웃는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사진'을 보면서 이는 분노와 참담함이 전달되기를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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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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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부르는 전직 대통령의 웃음과 위안을 주는 축구선수의 웃음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5월 19일

<손 맞잡고 활짝 웃는 후보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서울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후보자 초청 첫 TV토론에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손 맞잡고 활짝 웃는 후보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서울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후보자 초청 첫 TV토론에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열렸습니다.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토론이었지만 시작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을 두고 충돌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를 내란으로 규정하고 이번 대선은 “내란 심판 선거”라고 말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계엄은 잘못이지만 내란이냐는 건 재판 중”이라고 받았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법률가 출신 정치인의 계엄령 선포를 비판했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내란 우두머리의 대리인”이라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TV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방송 스튜디오 중앙으로 나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한 모습을 1면 사진에 썼습니다. 선거 앞둔 후보자 토론 사진의 ‘클리셰’입니다. 지면 인쇄시간에 임박해 열린 토론이라 미리 사진설명을 써둔 채 눈이 빠져라 기다렸습니다. 조바심친다고 서둘러 들어올 사진은 아니지만 새로고침 버튼을 2~3초 간격으로 누릅니다. 사진이 들어오자마자 급히 넘깁니다. 이 상황이 드라마 속에서 속도를 붙이며 플랫폼을 떠나기 시작한 열차에 극적으로 몸을 던져넣는 것 같다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5월 20일

<선거공보물 ‘속’을 보세요>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을 보름 앞둔 19일 우정사업본부 집배원이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 우편함에 책자형 선거공보물을 넣고 있다. 정효진 기자

<선거공보물 ‘속’을 보세요>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을 보름 앞둔 19일 우정사업본부 집배원이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 우편함에 책자형 선거공보물을 넣고 있다. 정효진 기자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이날 서울을 중심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습니다. 경향신문 1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연설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분석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순신과 정약용 등 역사적 인물에 자신을 빗대 12·3불법계엄 사태 이후 사회 혼란을 수습할 적임자임을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히틀러와 스탈린 등 독재자에 비유해 권력을 몰아주면 안 된다는 견제심리에 호소했습니다.

선거사진의 꽃은 역시 유세사진입니다만, 선거 관련 지면을 5~6개면씩 연일 펼치다보니 유세사진을 앞쪽으로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첫 유세나 선거 전날 마지막 유세 같은 상징적인 유세가 아니라면 선거 기간 중에 진행되는 선관위의 주요한 사무일정 중 딱 그날밖에 쓸 수 없는 사진에 눈이 먼저 갑니다. 1면 사진은 후보들에게 제출받은 책자형 선거공보물을 각 세대에 배달하는 장면입니다.

■5월 21일

<118개국서 대선 재외투표 시작>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시작된 2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는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25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118개국서 대선 재외투표 시작>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시작된 2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는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25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는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25일까지 진행됩니다. 재외투표의 첫 투표자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 예비 대학생 김현서양이었습니다. 현서양은 이날 오전 1시부터 투표시작 시간까지 7시간을 투표장 앞에서 줄 서서 기다려 1번 대기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생일에 만 18세가 되면서 법적으로 투표권을 얻은 현서양은 이번 대선 재외투표가 그의 첫 투표권 행사였습니다.

1면 사진은 일본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재외국민들이 투표하는 모습입니다. 재외투표 ‘시작’일이고, 6월 3일 본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첫’ 투표라 1면 사진의 자격을 얻었습니다. 지난 총선 때도 재외투표는 주일 한국대사관 투표소 사진을 썼던 기억입니다. 재외투표 사진 단골이자 맛집입니다.

■5월 22일

<파면 47일 만에 첫 공개 행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을 13일 앞둔 21일 서울 동대문의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두번째 줄 왼쪽부터 영화를 연출한 이영돈 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사진공동취재단

<파면 47일 만에 첫 공개 행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을 13일 앞둔 21일 서울 동대문의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두번째 줄 왼쪽부터 영화를 연출한 이영돈 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을 10여 일 앞두고 부정선거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불법계엄을 저질러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그로 인해 열린 조기 대선에서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긴 셈입니다. 이날 영화 관람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47일 만의 공개 행보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영화 많이 보시고 사람도 많이 만나시고 그런 게 좋은 것 아닌가”라며 감쌌습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당과 이제 관계없는 분” “이재명 1호 선거운동원이냐” “누가 좀 말려야 한다”라며 난감함을 드러냈습니다.

1면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는 모습입니다. 아침 신문에서 이런 사진을 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박수를 치고 활짝 웃는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사진’을 보면서 이는 분노와 참담함이 전달되기를 바랐습니다. 반성을 모르는 한 인간의 뻔뻔함을 지면에 박제해놓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5월 23일

<‘우승’ 빈칸 채운 손흥민 “나도 전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가운데)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뒤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승’ 빈칸 채운 손흥민 “나도 전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가운데)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뒤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습니다. 토트넘은 2024-2025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이겼습니다. 손흥민은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하고 무려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팀은 17년 만의 우승이었지요. 무관의 설움을 씻은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17년간 아무도 하지 못했던 걸 놀라운 선수들과 해냈다.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라면 오늘만큼은 레전드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1면 사진은 손흥민이 태극기를 허리에 두른 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없는 사진입니다. 표정이 다 말해줍니다. 오랜 꿈을 이룬 이의 벅찬 감격과 행복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을 얼마 만에 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전날 1면 사진 속 전직 대통령의 웃음이 화를 불렀던 탓인지, 이날 꿈을 이룬 대한민국 축구선수의 웃음에서 큰 위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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