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이대로 잊혀지지 않도록” 숨진 제주 교사 졸업 제자들 추모 편지 공개

입력 2025.05.26 16:15

수정 2025.05.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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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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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숨진 교사 제자 50명 애도 마음 전해

지난 22일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의 제자들이 떠난 스승을 애도하는 편지를 썼다. 온라인 공개 편지 갈무리.

지난 22일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고 졸업한 제자들이 떠난 스승을 애도하는 편지를 썼다. 온라인 추모관에서도 교사의 안식을 바라는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교사노조는 26일 오후 숨진 제주의 모 중학교 교사 A씨의 제자 50명이 쓴 편지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A씨에게 가르침을 받고 졸업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한 학생이 “얼마나 좋은 선생님이셨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 선생님이 이대로 잊혀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취지로 친구들에게 제안하면서 편지 쓰기와 공개가 이뤄졌다.

김모군은 공개편지를 통해 “선생님은 단지 지식을 전하는 분이 아닌 때론 부모님처럼, 때론 친구처럼, 늘 학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살피고 조용히 곁을 지켜주시던 분이셨습니다. 진심 어린 눈빛으로 ‘괜찮다’ ‘할 수 있다’고 응원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라면서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고모군은 “절대 이렇게 가실 분이 아니니 선생님의 억울함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한모군도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없도록 진상규명을 확실히 하고, 선생님들의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학생들은 또 “저희의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단순한 지식을 가르치는 분이 아니라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평소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사라지고, 참된 스승을 잃어버리게 됐습니다”라는 글로 교사 A씨를 추억했다.

제주교사노조가 마련한 A교사 온라인 추모관에도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애도의 글 2000여개 달렸다.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도 A교사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 22일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의 제자들이 떠난 스승을 애도하는 편지를 썼다. 온라인 공개 편지 갈무리.

무너진 교권

지난 22일 새벽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교무실에 남긴 유서에는 잦은 결석을 했던 학생, 학생 가족과의 갈등 내용이 담겨있다.

유족 역시 A씨가 담임을 맡은 반 학생의 결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개인 휴대전화의 통화 목록을 보면 3월초부터 최근까지 해당 학생 가족과 통화한 목록이 있다. 많게는 하루에 12차례에 걸쳐 통화한 기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