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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가 국경을 극복한다면

간단한 외신 기사는 원어 대신 한글로 읽는 일이 일상이 됐다. 나고 자란 땅의 말과 글이 익숙하니, 빠르게 정보를 얻기 위해 아무래도 웹페이지의 한글 번역 버튼을 누르게 된다. 번역 성능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개선됐다. 문득 떠오른 것은 지난해 이맘때 즈음의 걱정이었다. 외신을 번역해서 옮기는 미디어들은 분명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뉴스뿐이랴. 언어 장벽을 허물고 국경 넘는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로컬 시장 중심으로 이득을 가져갔던 꽤 많은 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로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콘텐츠의 확장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이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을 통해 창작자들에게 국경은 중요치 않은 개념이 됐다. 세계적으로 터지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플랫폼은 유통의 활로를 뚫었다. 여기에 웹소설 번역이나 웹툰 생산 자동화와 같이 문화적 장벽을 더 효과적으로 허무는 프로세스가 활성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플랫폼에 관계없이, 로컬의 감정이 인공지능(AI)을 타고 더 쉽게 낯선 세계와 공명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AI로 국경을 허무는 임팩트를 낼 법한, 여전히 비어있는 부분들이 보인다. 개인의 물리적 이주를 상상해봤다. 예전에는 한 개인이 해외에서 살고자 하면, 대부분 본래 하던 일을 내려놓고 로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가령 한국에선 기업의 영업 업무를 하다가 해외로 건너가선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척 흔하다. 글로벌한 이슈를 다루는 일이라거나, 혹은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다루는 말이 같은 경우, 또는 사회적 맥락과 관계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들은 국경을 넘는 허들이 그나마 낮은 편이었다.

원래 살던 지역에서와같이 자신의 가치를 경제적·사회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돕는 AI 솔루션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생성형 AI가 사회적 맥락을 잘 습득하고 있다는 연구가 쏟아지고 있고, 특정 지역이나 분야의 규범을 풍성하게 학습하고 추론하는 솔루션들이 나오고 있으니 실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AI 기술이 허무는 경계는, 가능성에 선을 긋는 수많은 물리적 제약들이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영어가 어려워서, 한국인의 생각은 너무 한국만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그러한 이유로 스스로 한계를 짓고 가능성을 가뒀던 많은 것들이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어느 배경에서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살았든, 그의 재능과 자산을 어디서든 발현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러한 개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크기는 오직 한반도 서울의 어느 작은 지역구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대선 주자들은 국내의 똑똑한 인재들이 자꾸만 유출돼 한국의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한다. 그런데 그만큼이나 중요한 건, 세계로 뻗어나가는 상상력을 모든 분야 모든 사람에게 부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지닌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한국 땅 어디에든 끌어당길 수 있는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고 본다. 큰 그림이 실종된 대선 정국에서, “너의 경쟁자는 옆자리 동료도, 옆 연구실의 누군가도 아닌, 인도와 중국과 미국의 똑똑한 연구자들”이라고 강조했던 지도교수님의 말이 더욱 강렬히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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