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환율은 예측 어려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새 정부와 서로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이미 2.5%로 낮췄고, 금리를 추가로 낮춘다면 현재는 유동성 긴축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장기 금리는 굉장히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이고 유동성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춰 유동성을 공급하면, 경기 부양보단 자산 가격으로 흘러들어가서 코로나 당시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또, “금통위원들은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불법계엄 이후 원·달러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면서도 환율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원화가 지난 6개월 간 경제 여건에 비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굉장히 많이 절하됐기 때문에 다른 통화 대비 더 많이 절상된 건 비정상이 정상화된 영향”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 지수가 계엄 전인 2024년 11월 수준으로 돌아와 정치 요인이 환율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환율 방향성을 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8%)에 대해선 “올해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포인트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는 0으로 가정했다”며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포인트로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에 대해선 “민간소비가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건설경기는 하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거래가 손쉬워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지만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발행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