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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표 ‘인천상륙작전’

입력 2025.05.29 18:48

수정 2025.05.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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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가 29일 오전 인천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외동딸 동주씨와 함께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가 29일 오전 인천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외동딸 동주씨와 함께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3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인천 계양구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곳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역구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인천상륙작전’이라 했다.

선거 유세에 전략과 의미가 실리듯, 후보들은 투표 장소도 고심해서 고른다. 한 명의 지지자라도 더 투표장으로 이끌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도다. 이를 두고 ‘투표의 정치학’이라고도 한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들과 서울 신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역구 경기 동탄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전남 여수 주암마을회관에서 투표했다. 각각 ‘청년 시대’ ‘대역전’ ‘기후위기 극복’의 의미를 담았다.

그리 보면 김 후보의 계양 선택은 몹시 도발적이다. 아예 경쟁자의 ‘정치 근거지’에 상륙해 무너트리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투표 후 맥아더 동상을 찾아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완전 적화가 됐을 것”이라며 “1번(이재명 후보)을 찍으면 자유가 없어진다”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전황을 반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의 상징성과 ‘자유 수호자’ 이미지를 노린 걸로 보인다.

하지만 김 후보의 모습은 정치적 예의도 아닐뿐더러, 지켜야 할 선을 넘은 고약한 ‘선동’이다. 민주 국가에서 정치인은 서로 ‘생각 다른 동료’이지 ‘적’이 아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계양 사전투표와 색깔론을 통해 정치를 전쟁으로, 경쟁자를 궤멸해야 할 적으로 삼았다. 근대 보수정치의 사상을 정립한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의 품격>에서 ‘보수 10원칙’ 앞줄에 ‘널리 합의된 지혜’와 ‘사회 규범’ 중시를 포함했다. 이걸 정치의 세계로 가져오면 정치 도의나 관행이 될 것이다.

김 후보의 ‘인천상륙작전’에선 흔히 보수 정치가 중시한다는 어떤 품격도 찾아보기 어렵다. 실상 그동안 보수가 아닌 수구나 극우로 비판받아 온 걸 감안하면, ‘품격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건가 싶기도 하다. 윤석열의 내란 망동으로 열린 조기대선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통합 정치’에 대한 국민들 염원이 크다. 김 후보가 ‘통합 대통령’을 외친 것도 그 때문일 텐데, 극악스럽게 정치를 황폐화하는 ‘언행불일치’가 당혹스럽다. 그래서일까. 75년 전과 달리 김문수표 인천상륙작전은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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