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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이 제동 건 상호관세, ‘7월 협상시한’ 매달릴 것 없다

입력 2025.05.29 18:50

수정 2025.05.2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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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국별 상호관세 부과 내역을 담은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국별 상호관세 부과 내역을 담은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동한 보편·상호 관세에 대해 미국 법원이 무효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결정에 즉각 항소했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 관세전쟁’이 법적 기반을 상실한 셈이다. 상호관세 부과를 전제로 한 한·미 통상협상도 시한에 구애받을 이유가 사라졌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전 세계 185개 국가 및 지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무제한적 관세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회의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무제한 위임하는 것은 부적절한 입법권 포기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지속적 무역적자가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행정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에 발효한 10% 기본관세, 오는 7월9일로 유예된 국가별 상호관세,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지난 3월 캐나다·멕시코(25%) 및 중국(20%)에 부과한 관세 효력이 중지된다.

백악관이 즉각 항소를 결정했지만, 연방순회항소법원과 대법원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트럼프 관세전쟁’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가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나, 이들 법 조항을 적용하려면 무역 상대국 조사가 필요해 실행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다만, 트럼프가 법원 취소 결정에서 제외된 품목별 관세를 무기화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한·미 통상협상도 ‘7월 중 타개(7월 패키지)’라는 시한에 구애받을 이유가 사라졌다. 상호관세를 유예하면서 설정된 시한인데 상호관세의 법적 효력이 상실돼 ‘원인 무효’ 상태가 된 것이다. 애초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통상협상을 새 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매듭지어야 하는 불합리한 시한 설정이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품목관세를 지렛대로 한국의 ‘비관세 장벽’ 제거를 요구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6월4일 출범하는 새 정부가 그간의 협의 경과를 원점에서 재검토한 뒤 국익을 최우선한 새 협상 전략을 짜야 한다. 미·일 통상협상과 관련해 “시한에 집착한 나머지 국익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일본 이시바 총리 태도도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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