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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금리 다 내린 한은, 경제 일으킬 정부 역할 커져야

입력 2025.05.29 18:53

수정 2025.05.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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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9일 올해 ‘0%대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기준금리도 인하했다. 1분기에 역성장하고 수출마저 불안하다 보고, 가계빚·환율·물가 부담에도 경기 침체를 막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으로 경기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낮췄다. 3개월 만에 0.25%포인트를 또 내린 것이고,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1%포인트를 인하했다. 이렇게 금리 인하 속도가 가파른 것은 경기 침체가 ‘발등의 불’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8%로 하향했다. 석 달 전인 2월 전망치 1.5%에서 0.7%포인트나 낮춘 것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성장 절벽’에 맞닥뜨리면서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하에 머뭇거릴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위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포인트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는 0%포인트로 가정했다”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 여파로 감소하고 있는 수출에 강한 경고음을 낸 것이다. 가계의 소비 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의 실질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0.7% 줄었다. 7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감소폭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컸다. 그 와중에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만 유일하게 줄고, 지출은 큰 폭으로 늘어난 걸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고물가가 몰아친 세상에서 양극화마저 심해진 것이다.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그 여파로 가계빚과 집값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오름세가 커지고 있고, 이런 오름세는 과천시 등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도 늘면서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세다. 2%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도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를 낳는다. 금리 인하가 가져올 부담과 부작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 전반의 취약성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곧 출범할 새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등으로 무너진 세수 기반을 복원해 재정 여력을 강화하고 부동산으로 쏠리는 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경제를 금리를 낮추는 통화정책만으로 일으킬 수 없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취약계층을 보듬을 추경과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29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29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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