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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한미군 감축·방위비 압박, 새 정부 전략 강구하길

입력 2025.06.01 18:20

수정 2025.06.0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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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싱가포르|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싱가포르|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이 아시아 지역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공산 중국의 침략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신속한 국방력 강화와 국방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대만 문제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 안보 전략의 최우선 목표를 중국 억제로 짚고, 동맹국들은 동참하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동맹국의 신속한 국방력 강화와 국방비 증액을 제시하면서 “요청이 아니라 요구”라고 했다. 국방비 증액 기준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을 예로 들며 국내총생산(GDP)의 5%를 제시했다. 한국이 이를 충족하려면 지난해 GDP 대비 2.5%인 국방 예산을 2배로 늘려야 한다. 지난달 29일엔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에 배치된 병력 감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동시다발적인 ‘안보 청구서’에 직면할 공산이 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에 대해서도 “중국의 해로운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미국·중국 중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자, 미국의 전략과 이익에 어긋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 중국 견제를 위한 인·태 지역 방위력 강화 조치로 제시한 ‘통합 방공 및 미사일방어(MD) 구조 강화’에 한국 참여를 요구할 땐 한·중 간 외교적·군사적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동맹을 존중하기보다는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수단으로 취급하고 있다. 동맹이 미국의 안보 노선을 따른다고 해서 무역 협상에서 특별한 혜택을 줄 분위기도 아니다. 물론 한·미 동맹은 중요하고, 안정적으로 관리·발전시켜야 한다. 그와 더불어 중국은 한국에 중요한 시장이고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관계다.

6·3 대선 후 출범할 새 정부는 시작부터 미국과의 경제·안보 현안을 마주하게 된다. 트럼프는 관세·비관세 조치를 포함한 무역 협상과 안보 이슈를 ‘원스톱 쇼핑’ 대상으로 삼으려 할 수 있다. 한국이 미·중 경쟁의 최전선에 스스로 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국익의 관점에서 외교·안보 전략의 방향축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치밀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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