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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두꺼운 ‘파면 대통령들’

입력 2025.06.01 19:40

수정 2025.06.0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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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에 사로잡힌 국정 최고 지도자가 공동체의 미래를 생각할 리 없다. 권력기관을 손아귀에 쥐고, 인재풀이 좁고, 실정 원인은 야당·언론 탓으로 돌린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국정농단, 윤석열의 12·3 내란은 그렇게 잉태됐다. “거짓말로 쌓아 올린 커다란 산이다.”(박근혜)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윤석열) 파면 후의 두 말도 똑같이 민심의 분노를 불렀다.

2022년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박근혜 파면·단죄 후에 꿈꾼 새 세상의 기대가 환멸로 바뀐 악몽이나 다름없다. ‘거대한 사건과 인물은 역사에 두 번 등장한다’는 헤겔의 경고처럼, 결국 윤석열 내란이라는 더 큰 비극이 재현됐다. 정권에 반대·비판하는 사회 구성원과 정치세력은 절멸·추방 대상으로 규정하고, 헌법기관을 총칼로 짓밟으려 한 내란은 박근혜를 탄핵할 땐 생각도 못했던 반국가적·몰역사적 망동이었다. 자숙하고 속죄하며 살아도 모자랄 전직 대통령 윤석열·박근혜가 내란까지 비호하는 보수세력 후보 김문수를 돕자고, 대선판을 들락거린다. 참으로 질기고 심대한 민주주의 위협이다.

“김문수 후보의 동성로 유세에서 많은 시민들이 저를 보고 싶어 했다는 걸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탄핵 후 8년 만에 박근혜가 지난달 31일 대구 서문시장에 나타났다. 그는 2일 부산·울산·경남을 찾는다. 보수 정치의 구심점과 병풍으로 재기하려는 뜻이 읽힌다. 한나라당을 선거에서 살리는 일 외에 국정 낙제점을 받은 그가, 문재인의 사면으로 옥에서 나온 그가 설마 정치 귀환과 명예회복을 꿈꾸는 것인가.

박근혜가 서문시장 간 날, 윤석열도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집회에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내란 형사재판을 받는 자가 대놓고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파렴치에 말문이 막힌다. 비화폰 수사가 속도를 내자, 국민의힘을 본인과 부인 김건희씨 방탄막으로 쓰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그럴수록 재구속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윤석열의 대선 등장은 ‘죄짓고 포기하지 않는’ 수구세력을 상징한다. 그것까지 넘어야 주권자들은 국정농단과 내란의 뿌리를 끊을 수 있다. 34.74% 사전투표율, 79.5% 재외국민 투표율이 그 열의일 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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