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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자리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대통령의 자리

모서리 앞에 앉지 마라. 밥상머리에서 자주 들었던 말씀이다. 모난 모서리가 가슴을 찌르는 건 아니라 해도 거룩한 식사 자리에서 왠지 날카로움은 피하라는 뜻이겠다. 그래서 그 못살던 시절에 식구들은 모서리가 없는 둥근 두리반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던가 보다.

점, 선, 면은 각각 0, 1, 2차원이다. 다시 하나를 더하면 3차원의 공간이고, 시간을 더하면 4차원의 시공간이다. 저 눈앞의 경계가 빛과 시간으로 가득 찬 균질한 공간은 아니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 끼인 오늘이란 시공간의 한 단면이다. 아무리 팔 저어 돌아다닌다 해도 어쩐지 납작한 삶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건 이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이렇듯 복잡한 공간에서 한 사물의 위치를 특정하는 데 필요한 개수가 차원이다.

오늘은 좀 특별한 날, 이윽고 긴 하루가 또 가고 밤 8시가 되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주권자들의 긴장 속에 출구조사가 발표됐다. 계엄 진압과 내란 종식의 의미를 받드는 시대정신. 선명한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아늑하게 당선됐다.

대통령(大統領). 크게 통합하는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프레지던트(president). ‘앞에 앉다’ ‘주재하다’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동사 ‘praesede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런 심오한 뜻 말고 단순하게 인수분해하여 이렇게 그 의미를 짚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president=pre(앞에)+side(면, 모서리)+ent(행위자)”이니, 대통령이란 기꺼이 모서리 앞에 앉는 사람. 그리하여 내 편과 네 편, 이쪽과 저쪽, 가로와 세로, 밑변과 빗변을 두루 아우르는 자리.

새 대통령은 “반쪽에 의지해 나머지 반쪽을 탄압하고 편 가르는 반통령이 아닌,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5200만 국민이 보내주신 5200만가지 열망과 소망을 품고 오늘부터 저는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으로서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고 했다.

차원은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처지’란 뜻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힘껏 가닿으려는 마음의 결이다. 부당한 계엄 명령에 소극적이었던 장병들, 청소노동자, 방호직원들까지 챙기니 분명 5200만 이상의 차원일 것 같은 ‘국민주권정부’의 프레지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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