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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남성의 보수화?

입력 2025.06.08 21:03

2030 남성들의 대선 투표 놓고
‘극우화’ 등 다양한 의견 쏟아져
데이터 분석·솔직한 토론 필요
혐오 부추기는 정치는 사라져야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청년 남성들의 투표 결과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37.2%가 이준석, 36.9%가 김문수, 24.0%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은 34.5%가 김문수, 37.9%가 이재명, 25.8%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에 차이가 있고 아직 성별·연령별 투표율도 발표되지 않아 추정에 불과하지만, 청년 남성들의 보수 후보 지지세가 매우 강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두고 지난주 페이스북에서는 청년 남성의 보수화 내지 극우화에 대한 소감이 쏟아졌다. 여러 사람의 글을 소감(所感·마음에 느낀 바)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직 우리의 논의가 신뢰할 만한 근거나 종합적인 분석을 토대로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서다. 그동안 청년 남성에 관심을 가져온 연구자와 페미니스트들이 각자 진단을 내놓았고, 그것들을 종합하면 대략 두 갈래로 나뉜다.

‘청년 남성의 보수화’라는 주장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정하려는 입장과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있다. 전자는 20대 남성의 최근 투표 성향과 이번 선거에서 74%가 보수 후보를 지지한 것을 근거로 이런 ‘경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자는 보수화라는 프레임으로 가둘 것이 아니라 청년 남성들의 정치적 행위가 국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유동성에 주목하자는 입장이다.

언론의 관심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 같다.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건 이후 등장한 ‘극우화’에 대한 우려다. 근거는 계엄의 불법성을 부인하거나 폭력과 범죄 등 법적 정당성을 넘어서는 정치적 행위를 용인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초 실시된 동아시아연구원의 조사에서 20대 이하 남성의 23.6%, 30대 남성의 21.1%가 ‘상황에 따라서는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낫다’에 동의했다. 또 20대 이하 남성의 13.8%, 30대 남성의 14.6%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민주주의나 독재나 상관없다’에 동의했다.

사회학자 최태섭은 청년 남성의 극우화를 ‘보수 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 안티 페미니즘, 소수자 차별시정에 대한 반발(‘공정’ 담론), 문화산업에서 PC(정치적 올바름)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에 대한 거부, 극단주의적 사상과 행동에 대한 주도 또는 동조’로 정의하고, 이런 경향성이 ‘사상’으로 굳어지기보다는 ‘국면적 선택’에 가깝다고 보았다(‘내란 이후의 젠더 정치와 남성(성) 문제’ 발표문). 이런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남성들은 보수화 경향을 보이지만 앞으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극우화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노력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 남성들의 정치의식과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해야 한다. 최근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료의 크기나 질적 수준은 정교한 분석을 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신뢰할 만한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청년 남성들의 정치적 인식 변화를 규명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혐오 정치를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행위가 중단돼야 한다. 혐오 정치로 권력을 손에 넣은 이들은 결국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으로 몰락했거나(윤석열), 전 국민이 지켜보는 토론 방송에서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폭력적 발언으로 선거에서 패했다(이준석). 지난주 국회 국민청원에서 이준석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인원이 불과 며칠 만에 30만명을 넘어선 사실은 그동안 그의 발언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압도적 해로움’을 끼친 정치인에게 왜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국회는 설명할 책임이 있다.

셋째, 청년 남성의 보수화든, 젠더 갈등이든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문제에 대해 ‘와글와글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젠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선거 막판 여성들의 항의를 받고 ‘성평등’ ‘여성 안전’을 공약에 포함했다. 청년들의 ‘젠더 균열’이 민주주의의 위협 요인으로 확대되지 않기 위해서는 젠더 문제를 ‘입틀막’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가 ‘성장’ 못지않게 염두에 두어야 할 국민들의 요구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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