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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탕감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가 비영리법인도 개인 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행정규칙을 변경했다.

한국의 주빌리은행도 금융사에 있는 개인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3~5% 가격에 사들인 뒤 빚을 전액 탕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민간 비영리법인을 활용하는 배드뱅크는 공공기관이 접근하기 힘든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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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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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법인 배드뱅크 열어둔 금융당국…제2의 ‘주빌리은행’ 나올까

입력 2025.06.11 06:00

수정 2025.06.1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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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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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을 맡았던 이재명 대통령(당시 성남시장)과 유종일 KDI교수. 경향신문 자료사진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을 맡았던 이재명 대통령(당시 성남시장)과 유종일 KDI교수. 경향신문 자료사진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탕감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가 비영리법인도 개인 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행정규칙을 변경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출범한 ‘주빌리은행’과 같은 형태의 배드뱅크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간을 활용할 경우 공공기관이 접근하기 힘든 채무자에게도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재원 확보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개인 금융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기관에 금융위 소관 비영리법인까지 포함하는 내용의 ‘개인금융채권 관리 및 개인채무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그간 개인 채권을 양수할 수 있는 기관은 은행과 2금융권,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으로 제한됐으나 이를 더 확대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선 서민 채무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 논의에 착수한 정부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출범한 ‘주빌리은행’과 같은 형태를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주빌리의 어원은 성경의 희년에서 유래한 용어다. 죄와 빚을 탕감해주는 해를 뜻하며 2012년 미국의 ‘롤링주빌리’라는 시민운동에서 착안했다. 당시 미국에선 시민의 기부를 받아 장기 연체자의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한국의 주빌리은행도 금융사에 있는 개인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3~5% 가격에 사들인 뒤 빚을 전액 탕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민간 비영리법인을 활용하는 배드뱅크는 공공기관이 접근하기 힘든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주빌리은행의 경우, 서류조차 내기 힘든 제도권 밖 채무자들의 안전망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정기부금 단체나 공익법인이라면 증여세 문제에서 자유롭기에 기부가 더 쉬워진다는 장점도 있다.

재원 확보는 과제로 꼽힌다. 주빌리은행이 출범했을 당시는 부실 채권 시장이 혼란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채권을 매입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시장 상황이 변했다. ‘롤링주빌리’(옛 주빌리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부실 채권 시장이 거의 정화가 된 상태라 이전처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채권은 거의 없다. 재원 부담은 이전에 비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자 본인들부터 최소한의 금액을 받는 방법도 쉽진 않다. 주빌리은행은 출범 당시 채무자들에게 원금의 7% 가량을 받은 뒤 소각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또다른 추심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조건 없는 소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향후 비영리법인 배드뱅크를 출범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정부의 재정 투입이나 금융권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규정 변경이 시민단체 배드뱅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최종적 형태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부채 탕감을 위한 비영리법인이 출범해도 정부 감독이 병행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당국 관계자는 “규정상 금융위 소관으로 제한했으니 감독 대상이 된다”며 “법인이 기부금만 받고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등의 행태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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