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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엔 품목관세 내린 미국…복잡해진 한·미 협상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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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미국이 영국과 자동차·철강 제품에 대해 저율·무관세 할당을 두는 무역협정의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미국은 멕시코와도 철강에 관세면제 할당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합의 임박' 단계에 와 있다.

자동차·철강 품목관세에 대한 미국 양보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 협상팀에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영국·멕시코와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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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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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엔 품목관세 내린 미국…복잡해진 한·미 협상 셈법

입력 2025.06.17 17:25

수정 2025.06.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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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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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의 휴양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의 휴양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영국과 자동차·철강 제품에 대해 저율관세 할당을 두는 무역협정의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미국은 멕시코와도 철강에 관세면제 할당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합의 임박’ 단계에 와 있다. 자동차·철강 품목관세에 대한 미국 양보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 협상팀에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영국·멕시코와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과 처지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합의문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있었음에도 합의는 불발됐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합의’ 혹은 ‘합의 임박’에 이르는 국가들이 나오면서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하지 않은”(이재명 대통령) 결과를 목표로 하는 한국 협상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방금 이것(협정문)에 서명했고, 끝났다”고 밝혔다.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 후 각국과 협상을 벌인 지 약 두 달 만에 첫 타결이 이뤄진 것이다.

양국 협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영국산 자동차·철강에 대한 관세 인하다.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10만대에 한해 관세를 10%로 대폭 낮추고, 철강·알루미늄엔 ‘최혜국 대우’ 관세(약 1.8%)가 적용되는 할당을 두기로 했다. 미국은 현재 다른 국가에 자동차 관세 25%,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를 적용하고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철강 공급망과 생산시설에 대한 ‘보안’을 미국에 입증해야 하고, 영국 내 ‘용융·주조’ 규정을 지켜야 한다. 중국산 철강 우회 수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건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 브리티시 스틸은 중국 징예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철강 저율 관세 할당량은 추후 미국 측이 결정한다. 영국은 대가로 미국산 쇠고기·에탄올의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멕시코와도 철강 품목에 ‘관세면제 할당’을 두는 협정 타결을 앞두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도 철강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가 멕시코에는 관세면제 할당을 부여한 바 있다.

“품목관세 양보는 없다”던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일부 물러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협상팀이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영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아니라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나라이고, 멕시코는 ‘북미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미국과 공급망이 단단히 엮여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만났지만 합의가 불발된 것은 향후 한·미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한다. 앞서 지난 15일 마이니치신문은 양국이 ‘합의문 초안’ 작성에 돌입했다고 보도했으나, 자동차 관세 등 주요 사안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우리는 최종 합의 가능성을 계속 검토해왔지만 여전히 엇갈리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관세협상에서 한국을 영국처럼 대해줄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일본이 별 소득이 없었다는 점을 오히려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 입장에선 일본과 달리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바 있고 다양한 산업협력 카드가 있는 만큼, 일본 모델과 영국 모델 사이에서, 영국에 조금 더 가깝게 협상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미국과의 첫 협상국이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세계무역의 ‘최혜국 대우’ 정신을 함께 깨뜨렸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혜국 대우’란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든 동일한 상품이라면 관세에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일단 고율 관세 ‘선 부과’ 뒤 협상에 따른 특정국 ‘우대’ 조치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는데, 영국이 그 첫발을 함께 내딛었다는 지적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영국은 이로써 미국의 최혜국 대우 파기의 공범 1호가 됐다”면서 “국가별로 다른 관세를 적용하는 건 현실적으로도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미국은 아마도 국가별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적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범부처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작될 미국과의 고위급·기술 협의에 대한 한국 측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는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국들에 비해 진도가 더뎠던 상황”이라며 “향후 수주 동안 아주 긴박하게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측과 장관급 협상 및 기술협의 일정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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