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표결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만 참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29일 만에 국회 인준 절차가 속히 마무리됐지만, 그 과정의 파행은 김 총리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다.
김 총리는 정부와 국회, 나아가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책임과 권한을 다해야 한다. 김 총리 청문·인준 과정에서 재산 의혹·시비가 일었지만, 총리 업무 결격 사유로까지 보진 않는 것이 여론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협치 파기” “독재”라며 새 정부 첫 총리 인준 표결도 불참한 건 유감스럽다. 김 총리도 자료 제출 문제로 야당 반발을 부른 책임을 통감해 낮은 자세로 정치 복원에 힘써야 한다. 이날 자본시장 선진화 대의를 살려 여야가 합의 처리한 ‘상법 개정’을 협치·개혁입법의 본보기로 삼기 바란다.
‘국정 2인자’가 된 김 총리는 “폭정 세력이 만든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는 대통령의 참모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발 먼저 움직이고 민심과 소통하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고도 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 첫 총리 앞에는 국정과제·조직·인사를 다시 짜고, 통상 위기를 딛고, 새 성장동력을 찾으며, 물가·집값도 잡아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회 추천형 책임총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정을 관할하고 당정·대야 관계도 원활히 풀어갈 중책이 김 총리 몫이 된 것이다. 민심과 대통령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김 총리가 정치와 민생을 살려 국민통합 주춧돌을 놓은 책임총리가 되길 기대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된 뒤 의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