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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특별감찰관 부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자리와 이권을 노리는 부나방들은 늘 대통령 친인척 주변에 꼬여들었다. 대통령의 막후에서 권력을 휘두른 비선 실세 친족도 있었다. 김영삼의 차남 김현철은 ‘소통령’으로, 김대중의 세 아들은 ‘홍삼트리오’로 불리며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후 친족이 수사받지 않은 대통령은 없었다. 그 제도적 귀착점이 특별감찰관제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다. 2014년 2월 여야 합의로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5년 3월 검사 출신 이석수 변호사가 초대 특별감찰관(특감)에 임명됐다. 특별감찰 1호는 2016년 7월 검찰에 고발한 박근혜의 여동생 박근령이었다. 그러나 이 특감은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의 감찰 내용 유출 논란이 불거지더니 3년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2016년 9월 사실상 해임됐다. 쫓겨난 실제 이유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미르재단 불법 모금을 감찰·내사했기 때문이란 말이 돌았다.

그 후 취임한 대통령들은 특감을 임명하려 하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과 가족을 지켜보고 있는 게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특감 임명을 공약했던 윤석열도 마찬가지다. 출범 초부터 김건희를 둘러싸고 대통령실 사적 채용, 명품백 수수, 해외순방 중 명품 쇼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공천개입 의혹 등이 줄지어 터졌다. 국민의힘은 급속한 여론 악화에 특감 카드를 꺼냈지만,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문제를 엮어 야당과 대치했다. 특감 임명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윤석열이 특감을 임명했다면 불법계엄도 탄핵도 없었을까. 그건 알 수 없다. 김건희 특검에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한 걸 보면,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특감을 그냥 놔두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감 임명 절차를 진행하라고 대통령실에 지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3일 그 이유에 대해 “권력은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받는 것이 좋다”며 “제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불행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회 추천을 거쳐 9년 만에 부활할 특감이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로 가는 ‘권력 내 레드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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