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지구 전쟁 영구적 종식 보장 요구
미국 등 중재국들 중동 외교 확대 위해 적극 움직임
하마스 새 지도자로 강경파 알하다드 선임
이스라엘, 휴전 협상 앞두고 가자지구 공습 강화
“이번주에만 300명 사망”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60일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이를 수용할 의향이 있으며, 이르면 4일(현지시간) 공식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른 아침 하마스가 성명을 내고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대해 다른 팔레스타인 파벌과 논의 중이며, 회담이 끝나면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시온주의 침략을 끝내고 인도적 지원을 자유롭게 보장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중재자들로부터 받은 제안에 대해 팔레스타인 세력과 파벌 지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가 끝나면 중재자들에게 최종 결정을 제출하고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자정 직후 하마스가 휴전안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24시간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레츠는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을 인용, 하마스가 휴전안을 수용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휴전이 가자지구 전쟁의 영구적 종식으로 이어진다는 명확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 후삼 다자니는 “하마스는 전쟁을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는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이 휴전 기간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진지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하레츠는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 중재국이 휴전안 보장에 진지하게 나서는 이유는 “가자지구에서 살상과 파괴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계속 나오는 한” 시리아, 레바논, 걸프 국가들을 포함한 중동 지역에서 중대한 외교적 움직임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또 휴전안이 5단계에 걸쳐 생존 인질 10명을 석방하고 시신 18구를 반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모든 병력 철수인지, 일부에만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 대사는 “우리는 확실히 합의가 성사되기를 바라지만, 모든 것은 하마스가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에 달렸다”고 전날 이스라엘 채널12에 출연해 말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 미국 국민들과 이스라엘 국민들도 끝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조건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즈 알딘 알하다드. 하마스 군부 영상 갈무리
한편 하마스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가자지구의 새 지도자로 이즈 알딘 알하다드가 선임됐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알하다드가 하마스 군사 조직 카삼여단의 지휘권을 넘겨받았다고 확인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수장 역할을 했던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했다.
하마스의 새로운 수장 알하다드는 하마스 군사위원회 소속으로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강경파다. 이 계획에 관여한 하마스 군사위원회 구성원들은 알하다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스라엘군에 의해 제거됐다.
NYT는 알하다드가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지도부 해외 추방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휴전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전쟁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동 정보 당국자는 그가 이스라엘과 전쟁 종식을 위한 “명예로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이 전쟁이 “해방 전쟁이나 순교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앞두고 가자지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은 가자지구 관리들과 의료진, 구조대원 등을 인용해 전날 하루 만에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6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번 주에만 300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