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지난 5일 2차 조사를 마치고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석 내란사건 특별검사팀이 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특검팀은 전날 윤석열을 2차 소환해 체포·수색영장 집행 방해 혐의,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계엄 선포문 사후 허위 작성 혐의를 집중 조사했다. 조서 열람 시간까지 포함해 14시간30분간 이어진 조사에서 윤석열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특검팀이 곧장 윤석열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혐의가 확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원죄가 있는 법원은 반드시 영장을 발부해 내란 우두머리만 풀려난 비정상적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
조 특검팀이 조사한 혐의 대부분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만큼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초 대통령경호처가 차벽·인간벽·철조망을 쌓아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막는 걸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다. 김성훈 전 차장 등 경호처 내 윤석열 맹종파 간부들은 총기까지 동원해 2차 영장 집행도 저지하려 했다. 이 모든 것이 윤석열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경호처 직원들의 증언이다. 윤석열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도록 경호처에 지시한 사실은 이미 경찰 수사 단계에서 어느 정도 확인된 것이고, 윤석열이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감추려고 사후에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말 맞추기 가능성을 따져 구속영장을 발부한다. 윤석열은 민주주의·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남북 군사적 충돌을 유도한 외환 혐의 피의자다. 이보다 중대한 범죄 혐의가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비화폰 통화내역 삭제 지시 혐의, 허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혐의 등에서 보듯 윤석열의 증거인멸 시도 정황도 한둘이 아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내란사건 연루자들과의 말 맞추기 가능성도 있다. 다른 것 다 떠나서, 내란 종범들은 모조리 구속됐는데 정작 내란 우두머리는 석방돼 활개 치는 것 자체가 정의에 대한 모독이요, 국민 법상식을 우롱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속 사유가 차고 넘치는데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조 특검은 윤석열을 구속한 뒤 본류인 외환 혐의 수사로 직진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장기집권을 획책한 거악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