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삶을 마칠 때 후회하지 않을 것”
모디 총리 등 세계 각국 지도자 축하 메시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6일(현지시간) 인도 히말라야 다람살라에서 열린 생일 축하 행사에서 음식을 대접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망명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6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90세 생일을 맞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히말라야 다람살라에서 수천 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달라이 라마의 생일 축하 행사가 열렸다.
전통적인 붉은색과 노란색 승복을 입은 달라이 라마는 승려와 신도들의 박수를 받으며 사원에 도착한 뒤 무대에 올랐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어로 “이제 90세인데 내 삶을 되돌아보면 조금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삶을 마칠 때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아주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늘 다른 중생들을 섬기며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제14대 달라이 라마의 90세 생일 행사에서 배우 리처드 기어(오른쪽)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홈페이지에 올린 메시지에서 “물질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한 마음을 기르고 가까운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 미국 대통령, 라이칭더 대만 총통 등도 이날 행사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모디 총리는 엑스에 “달라이 라마 성하는 사랑, 자비, 인내, 도덕적 절제의 영원한 상징”이라고 했다. 또 루비오 장관은 달라이 라마에 대해 “통합·평화·자비의 메시지를 구현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계속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티베트 고유의 언어·문화·종교적 유산 보존 노력과 종교 지도자를 간섭 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티베트인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 신자인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는 “그는 이 세상에 태어난 가장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하자 승려와 신도들은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행사에서 티베트 예술가들의 곡 연주 등 문화 공연이 이어졌고 티베트 망명정부 수반인 펜파 체링 총리는 티베트 국가 연주에 맞춰 티베트 국기를 게양했다.
최근 달라이 라마는 앞으로도 환생에 의한 후계자 제도를 이어가겠다며 환생자를 인정할 유일한 권한은 자신이 설립한 재단에만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59년 티베트가 중국에 완전히 합병된 뒤 달라이 라마는 인도에서 망명정부를 세우고 티베트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달라이 라마 사망 이후 후계자(차기 달라이 라마)를 지명할 권한은 중국 중앙정부에 있으며 반드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