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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물가의 나무에서 위로를 얻다

입력 2025.07.07 20:05

수정 2025.07.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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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각북면 덕촌리 털왕버들

경북 청도군 각북면 덕촌리 털왕버들

봄에는 장맛비처럼 비가 퍼붓더니, 정작 장마철에는 ‘먼지잼’이라 할 만큼의 가는 빗방울만 뿌리며 지나가는 듯하다. 장마철을 유난히 기다려온 나무가 있다.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 종류가 그렇다. 이 가운데 우리의 토종 나무인 왕버들이 있다.

왕버들 중에서 어린 가지와 잎자루에 부드러운 털이 돋아나는 종류를 ‘털왕버들’이라고 따로 분류하는데, 왕버들과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귀하게 여기는 털왕버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 서울 근교에서 발견해 등록한 우리 토종 나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털왕버들로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덕촌리 개울 가장자리 둑에 서 있는 나무가 유일하다. 둑 위에서 땅속 깊이 뿌리를 뻗어 흙을 고정해 홍수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온 고마운 나무다.

나무 나이 200년, 나무 높이 15m, 가슴높이 줄기 둘레 4.6m에 이르는 ‘청도 덕촌리 털왕버들’은 거대한 나무가 아니다. 털왕버들이 비교적 희귀하다는 생물학적 가치가 그를 보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약 1.5m 높이에서 줄기가 크게 두 갈래로 나뉘며 사방으로 펼친 가지들이 지어내는 개울가의 풍광은 가히 천연기념물급이다. 당연히 무더위를 식혀주는 싱그러운 그늘의 정자나무로 사랑받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의 상태를 보고 농사의 풍흉을 점쳐왔다고도 한다. 봄에 모든 가지에서 한꺼번에 잎이 피어나면 풍년이 들고, 가지마다 성글게 따로따로 돋아나면 흉년이 든다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큰 나무라도 눈에 띌 정도로 잎이 따로따로 피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풍년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며, 이 나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안심시켰던 것이지 싶다. 이 나무는 사람의 마을에 우뚝 서서 풍요를 약속하는 희망의 상징으로 살아온 셈이다.

청도 덕촌리 털왕버들은 한 그루의 식물을 넘어 자연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이해와 지혜, 공동체의 문화와 믿음, 식물분류학적 희귀성을 모두 담고 있는 우리의 훌륭한 자연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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