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관여…영장 청구도 검토
12·3 불법계엄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에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취재 결과 특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윤 전 대통령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한덕수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순차 공모해 ‘부서란이 부착된 비상계엄 선포문 양식’을 완성해 보관했다”고 적시했다. 계엄에 실패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인지하고, 책임 추궁과 처벌을 피하려고 뒤늦게 사후 문서 작업을 시도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와 관련해 한 전 총리를 공범으로 규정한 것이다.
강 전 실장은 계엄 해제 이튿날인 지난해 12월5일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새 계엄 선포문을 작성해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헌법에 따라 계엄이 선포된 것처럼 보이도록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고 의심한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8일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 문서를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은 없던 것으로 하자”며 문건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강 전 실장에게 이 내용을 보고 받고 ‘사후에 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면서도 한 전 총리 뜻대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은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공범으로도 적시했다.
특검이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공범으로 적시한 만큼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통상 직권남용 피해자라 해도 본인이 어떤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별도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강요에 의해 어떤 행위를 했는데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면 양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